[600회 개콘, 리허설 현장을 가다] “화요비씨, 녹화땐 웃으면 안되는데…”

입력 2011-07-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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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입으니까 너무 부끄러워.”
(왼쪽부터)DJ DOC 멤버 이하늘 정재용,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김종민이 ‘개그콘서트’의 ‘발레리노’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녹화와 같은 진지한 리허설 웃음 팡팡
홍석천 김종민 등 특별 게스트만 30명
분장하랴 의상 챙기랴…“바쁘다 바빠”


“다음 코너는 ‘감수성’입니다. 선배님들 준비해주십시오.” 공채 26기 신인 개그맨들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이 곳, KBS 2TV 간판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이다. 지난 12년간 주말을 웃음으로 장식한 ‘개콘’이 7월3일 600회를 맞는다. 1999년 ‘개콘’ 첫 방송 때 막내였던 김대희와 김준호는 이제 최고참이 됐다. 스포츠동아가 29일 600회 특집 잔치 준비로 정신없는 ‘개콘’의 녹화 현장을 찾았다.


● 리허설 때 신인은 초비상!

‘개콘’ 녹화가 있는 매주 수요일은 신인 개그맨들이 가장 바쁜 날이다. 26기 정진영은 “오늘은 600회 특집이라 아침 9시에 출근했어요. 코너 소품과 의상들을 세트장으로 옮기고 무대 청소가 저희 할 일이예요”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답을 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선배들의 연습 현장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엄격해 보이지만 강한 선후배의 유대. 12년 역사를 자랑하는 ‘개콘’의 저력이다.

(맨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박지선·신고은과 함께 ‘슈퍼스타 KBS’ 리허설에 출연한 가수 화요비. “개그가 너무 어렵다”며 리허설 때 얼굴이 빨개지다 녹화 때 ‘트렌드쇼’의 게스트로 열연한 손병호. ‘굿모닝 한글’에서 김성원과 호흡을 맞춘 모델 제시카 고메즈. 사극 코너 ‘감수성’ 출연자들이 분장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BS



● 화요비부터 제시카 고메즈까지…

이 날 녹화는 ‘개콘’ 600회 특집을 위해 차태현 김상경 홍록기 김정은 등 30여명의 특별 게스트가 가세했다. 무대 뒤는 평소보다 더 북새통이었다.

가수 화요비가 박지선, 신고은과 함께 ‘슈퍼스타 KBS’ 리허설에서 바이브레이션 창법으로 편곡된 ‘개구리’를 부르다 웃음을 터트렸다. 연출자 서수민 PD가 “화요비씨, 본 녹화에서 너무 많이 웃으시면 안돼요”라고 당부하자, 화요비가 특유의 애교로 무안함을 슬쩍 넘겼다.

글래머 모델 제시카 고메즈가 참여한 ‘굿모닝 한글’의 리허설이 끝났을 때는 남자 개그맨들이 “고정! 고정!”을 힘차게 외쳤다.

1995년 대학개그제 동상 출신인 ‘전직 개그맨’ 홍석천은 ‘남녀토론’에서 중립당 대표로 나섰다. 연기자와 사업가로 활동하는 그가 무대에서 마치 신인처럼 바짝 긴장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분장실·소품팀 스태프도 ‘동분서주’

오후 5시 30분. 카메라 리허설이 끝나자 녹화 준비를 위해 이번에는 분장실이 난리가 났다. 분장실의 선혜원 씨는 “‘감수성’이 가장 손이 많이 간다. 사극 콩트다 보니 수염이나 눈썹 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개그맨 중 분장실에서 가장 까다로운 개그맨은 누구일까? 스태프들은 “박휘순 씨가 ‘봉숭아 학당’에 출연할 때 매주 다른 콘셉트의 분장을 했는데 늘 실제 모델과 많이 달라 애를 먹었다”고 입을 모았다.

‘개콘’ 무대 뒤에는 코너의 이름이 적힌 많은 박스들이 있다. 각 코너에 필요한 소품들이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생활의 발견’ 박스에 있는 간장 게장. 진행팀의 변성길 씨(32)는 “오늘은 간장게장 집에서 이별하는 콘셉트”라며 “(신)보라가 간장 게장을 못 먹어 비린 맛이 덜한 ‘숙성된’ 게장을 찾으러 영등포까지 다녀왔다”고 귀띔했다.

변 씨는 지금까지의 ‘개콘’ 코너 중 ‘복학생’ 유세윤의 복고풍 소품을 구하는 것이 가장 까다로웠다며 “마징가 제트 같은 오래된 장난감이나 비닐 과자, 불량 식품 등 추억의 식품들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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