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운전사’ 송강호의 힘

입력 2017-08-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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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밀정’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송강호가 근·현대사를 소재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을 거두고 있다. 과거의 아픔과 그를 그려내는 송강호에게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택시운전사’ 800만명 근접…초대박 영화 예고
‘효자동’ ‘밀정’ 등 근·현대사 연작 흥행 릴레이
“아픈 역사에 담긴 고귀한 진실 알리고 싶었다”


배우 송강호가 근·현대사를 다룬 주연영화로 어김없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가 스크린에서 그려낸 근·현대사의 아픈 사건과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향한 관객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엿보이는 기록이다.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제작 더램프)는 13일 누적관객 750만 명을 넘어 800만 명에 근접했다. 개봉 2주차 주말의 토요일인 12일에는 1410개 스크린에서 70만6908명을 동원하며, 식지 않는 열기를 증명했다. 광복절이 맞물린 14일과 15일을 지나면서 1000만 관객 돌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제공|더 램프


‘택시운전사’는 송강호가 최근 몇 년간 주력해온 ‘근·현대사 연작’ 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겪은 이른바 부림사건을 모티프 삼은 2013년 주연영화 ‘변호인’으로 1135만 관객을 동원한 송강호는 지난해 일제강점기 일본경찰 황옥의 폭탄사건 실화를 극화한 ‘밀정’으로 또 한 번 750만 관객 흥행을 이뤄냈다.

이미 2004년 ‘효자동 이발사’를 통해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12·12군사반란을 몸소 겪는 이발사를 연기하며 근·현대사에 우회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송강호는 최근 5년간 잇달아 3편을 완성하며 ‘연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택시운전사’는 홀로 딸을 키우는 택시기사가 5·18광주민주화운동 취재차 서울에 온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해 겪는 일을 그렸다. 1980년 5월 광주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씨와 그를 태운 택시기사 김사복 씨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충무로의 거의 모든 제작진이 캐스팅 1순위로 꼽는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시나리오를 읽고 “과연 그 시대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 한 번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야기가 시종 머리를 떠나지 않아, 다시 제작진에 연락해 결국 출연제안을 수락했다.

그렇다고 송강호가 일부러 근·현대사 소재 영화에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과거 아픈 역사로 희생당한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작품으로나마 진정성 있게 담아 진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자신의 가치관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택시운전사’ 관람에 앞서 송강호와 유해진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한편 ‘택시운전사’의 뜨거운 화제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관람 후 송강호와 유해진, 장훈 감독 등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감독, 위르겐 힌츠페터의 미망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아직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고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서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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