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 첫 우승’ 토마스 로노의 당당한 도전, ‘서울의 봄’을 뜨겁게

입력 2019-03-17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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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키플라갓 로노(케냐)가 17일 잠실주경기장에서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남자 엘리트 부문 1위로 골인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강산 기자

‘육상 왕국’ 케냐 마라톤은 여전히 강했다.

토마스 키플라갓 로노(32)가 17일 서울 일원에서 진행된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갈아 치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로노는 광화문 광장을 출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42.195㎞ 레이스를 2시간6분00초에 마치면서 깜짝 우승에 성공했다. 2위를 차지한 엘리샤 킵치르치르 로티치(29·케냐·2시간6분12초)보다 정확히 12초 빨리 도착했다.

대회 우승 상금 8만 달러(약 9100만 원)를 거머쥔 로노는 국제대회 남자부 타임 보너스 2만 달러(약 2300만 원)를 추가로 받았다. 규정에 따르면 세계기록이 아닐 경우, 2시간6분대 기록 선수는 2만 달러를 받는다. 로노는 1초만 빨랐어도 타임 보너스 3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었다.

역대 서울국제마라톤 최고기록은 오주한(31·케냐명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이 2016년 세운 2시간5분13초인데 2012년부터 2015,2016에 이어 2018년까지 통산 4번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오주한은 25㎞ 지점에서 아킬레스건 부상 후유증으로 완주를 포기하고 말았다.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 | 동아일보

180㎝, 62㎏로 육상에 최적화된 신체조건을 가진 로노이지만 우승권과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기존 자신의 최고기록은 2014년에 쓴 2시간7분52초이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쓰며 세계 정상급 마라토너로 도약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역대 최대규모(3만8500명) 마라토너들이 참여했기에 우승의 의미는 배가 됐다.

조금은 쌀쌀했던 ‘3월 서울의 봄’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던 레이스 초반부는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어려웠다. 그러나 중반을 기점으로 페이스가 살아났다. 리듬이 깨어났고, 20㎞ 기준으로 59분대가 나오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마라톤은 100m 기준으로 17~18초대를 꾸준히 뛰어야 정상권에 설 수 있는 종목이다.

30㎞를 기점으로 선두권으로 완전히 치고 올라선 로노는 잠실대교 근방부터 독주 체제를 굳혔고,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마이크 킵툼 보이트(27)가 2시간6분22초로 3위, ‘에티오피아 신성’ 피크레 베켈레 테페라(21)가 2시간6분27초로 4위에 랭크됐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로노의 마라톤 커리어다. 고교 시절, 우연한 기회에 육상을 시작한 그는 2013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게 됐다. 이후 1년 만인 서울중앙마라톤에서 3위를 했고, 이듬해 서울국제마라톤에 페이스메이커로 참여했다.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 | 동아일보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치료와 회복에 전념한 로노는 지난해 파리국제마라톤 8위(2시간8분55초)로 부활을 알렸고, 올해 서울국제마라톤 최고의 선수가 됐다. 로노는 “동아마라톤 코스는 정말 훌륭했다. 너무 행복하다.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레이스 중반부터 페이스가 나왔다. 케냐로 돌아가서 3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정상적인 훈련을 시작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여자 국제부는 데시 지사 모코닌(22·바레인)이 2시간23분44초를 기록하며 에티오피아 출신의 지난해 우승자 히루 티베부 담테(25·2시간24분05초)를 따돌리고 1위 영광을 안았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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