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천재 소녀’의 부활…리디아 고 3년 만에 통산 16승 수확

입력 2021-04-18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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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골프 천재 소녀’로 불리며 18세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교포 리디아 고(24·뉴질랜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6승에 입맞춤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카폴레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22억3000만 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기록하며 64타를 기록했다. 나흘간 합계 28언더파 260타의 성적으로 박인비(33), 김세영(28),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 넬리 코다(미국·이상 21언더파) 등 공동 2위 그룹 4명을 7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코다에게 1타 앞선 단독 1위로 4라운드를 맞은 리디아 고는 전반에 버디 2개를 낚아 보기 1개에 그친 코다를 4타 차로 따돌린 뒤 후반 10번~14번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폭풍 생산하며 사실상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박인비가 데일리 스코어인 9언더파를 기록하고, 김세영이 7타를 줄였지만 이미 우승 기운은 리디아 고에게 넘어간 뒤였다.


1997년 생으로 15세이던 2012년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리디아 고는 2015년 2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19세이던 2016년까지 14승을 수확하면서 ‘골프 천재 소녀’로 불렸다. 그러나 20대에 들어선 이후 좀처럼 10대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14승을 따낸 뒤 1년 9개월 후인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다시 3년 만에 값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승 공백이 길어지자 “10대 시절 화려한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코치였던 숀 폴리와 지난해 7월 호흡을 맞춘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직전 대회이자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무려 10타를 줄이며 1위에 2타 뒤진 16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번 롯데 챔피언십을 포함해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톱10 진입 4회 등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 4라운드 72개 홀에서 보기는 딱 1번뿐이었고,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최근 100개 홀에서 보기가 1개뿐이다.


시즌 상금 1위(79만1944 달러·8억8000만 원)에 올라선 리디아 고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의심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조던) 스피스와 마쓰야마(히데키)가 우승한 걸 봤다. 그들이 꽤 오랜만에 우승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그런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과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각각 3년 9개월, 3년 8개월 만에 우승 기쁨을 누린 스피스(미국)와 마쓰야마(일본)의 우승에 희망을 가졌다는 말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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