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득선배몫까지해야죠”…MBC김창옥아나운서

입력 2008-03-26 0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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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창옥 아나운서 국장은 스포츠 캐스터로 잔뼈가 굵다. 1984년 입사해 서울올림픽 중계에 투입됐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6년 독일 월드컵, 도하 아시안게임 등을 소화했다. 그는 이달 초 아나운서국을 책임지는 국장 자리에 올랐지만 베이징 올림픽 중계진에 합류한다. 김창옥 국장은 “중계 캐스터 9명 중에 포함됐다. 지난해 타계한 송인득 선배의 빈 자리가 커서 그 자리를 대신하는 차원”이라며 고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고인이 맡은 수많은 올림픽 종목 중에서 ‘양궁 중계의 달인’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송 선배는 대한민국 최초로 양궁 중계를 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양궁은 국제신호가 커버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열악한 시절에 소형 중계차 하나에 카메라 2대 설치해놓고 김수녕 등 우리나라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을 전했죠.” ● “송 선배 구원요청에 진땀 뺐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한 장면. 당시 송인득 캐스터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양궁 중계를 맡고 있었다. 경기장은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파나시나이코 스타디움. 관중석은 온통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바닥은 찜찔방 바닥처럼 달아올랐다. 하지만 2000년이 넘은 유물이라 함부로 중계 부스를 설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국장은 “천막도 못 치고 비치파라솔을 겨우 고정시켜서 중계를 했다. 송 선배가 하루종일 중계를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채 차량으로 돌아와 에어컨을 최대로 트는 과정을 3일을 반복했더니 몸살에 걸렸다”면서 “다음날 도저히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황인데도 방송을 진행하다가 결국 본부에 SOS를 요청해서 내가 부리나케 뛰어가 중계를 맡았다. 어떻게 진행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위에서 내리쬐고 밑에서 달아오르는 데다 급파된 상황에 식은땀까지 섞여 †생애 최고의 땀나는 날”이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 “송인득 선배 뜻 이어갈게요” 올림픽까지는 4달 이상 남았지만 김 국장은 이미 ‘올림픽 모드’에 돌입했다. 육상, 체조, 야구, 축구, 수영 등 28개의 경기 종목에 대한 공부는 물론 해설위원이 선정되면 호흡을 맞춰야한다. “올림픽 중계는 화려해 보일수도 있지만 사실 고생길입니다. 하루종일 중계하고 생중계 못한 종목 더빙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올림픽 같은 큰 행사를 치르면 성장한 게 느껴집니다. 부족하지만 송 선배의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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