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여유로운꼴찌…긴장한1등

입력 2008-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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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진구구장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 홈팀 야쿠르트와 원정팀 요미우리, 두 팀 분위기는 지난해 양 극단을 보인 성적 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다. 더 눈길을 끈 건 성적과 정반대의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2007시즌 센트럴리그 꼴찌팀인 야쿠르트는 자유롭고 여유가 넘쳤지만 우승팀인 요미우리는 경직돼 있었고 어딘지 모르게 쫓기는 듯한 표정이었다. 똑같이 도쿄를 연고로 하고 있지만 두 팀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나 구단 역사에서 차이가 난다. 더구나 지난해 말 야쿠르트는 투·타 간판이던 알렉스 라미레스(외야수)와 세스 그레이싱어(투수)를 모두 요미우리에 빼앗겼고 올 시즌 예상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다. 프로에서 성적과 돈이 최고지만 이들의 팀 분위기에서 어두운 그림자는 찾을 수 없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 팀 분위기는 한국의 두산처럼 끈끈하고 정을 중요시한다. 정말 재미있게 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미디어 프렌들리’ 마인드를 갖고 있는 다카다 시게루 감독 덕분인지 자국 취재진은 물론 한국 취재진에게도 살갑게 다가선다. 다카다 감독은 경기 전 한가로이 담당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게임을 기다렸다. 반면 지난해 센트럴리그 우승팀인 요미우리는 어딘가 모르게 경직돼 있었다. 거액을 투자, 라미레스와 그레이싱어를 데려왔고 막강 마무리 마크 크룬까지 영입해 ‘우승 1순위’후보로 꼽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선수단 분위기는 여유가 없어 보였다. 요미우리 구단 주변에서는 ‘올해 일본 챔피언이 되지 못하면 모두가 옷을 벗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 성적이 나쁠 경우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도중이라도 경질될 것이란 이야기도 일찌감치 나돌았다. 후임으로 호시노 센이치 일본 대표팀 감독,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감독 등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 될 정도다. 미디어 관계에서도 통제가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요미우리는 지난해보다 더 융통성 없이 언론을 대해 취재진의 불만까지 사고 있다. 비록 꼴찌의 굴레에 있지만 여유있게 즐기면서 시즌을 시작하는 야쿠르트와 ‘일본시리즈 우승’이란 당면 목표를 향해 굳게 입술을 깨문 요미우리, 두 팀 분위기는 이처럼 차이가 났다. 도쿄=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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