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17세천재소녀,이만큼성장했어요”

입력 2008-04-07 01: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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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데뷔한 가수 유리(본명 정유리)는 ‘천재소녀’로 불렸다. 빼어난 가창력은 물론이고 17세의 나이에 전곡을 작사, 작곡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싱어송라이터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간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기에 ‘천재’로 묘사됐고, ‘한국의 우타다 히카루’란 별칭도 얻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앨범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7년이 걸렸다. 한국에서의 아티스트란 존재와 방송 현실은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 너무 달라 방황도 했고, 대학(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공백이 길어졌다. 하지만 유리의 가창력에 탐이 났던 가수들은 피처링을 부탁했고, 유리는 H.O.T 출신의 장우혁, 이재원을 비롯해, 우연석 MC스나이퍼 스토니스컹크 BK러브 라이머 배치기 디기리 주석 나몰라패밀리 마이티마우스 등 20여 가수의 음반에 자신의 목소리를 제공했다. 그러면서 다시 음반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최근 2집 ‘링 오브 다이아몬드’를 발표했다. 그 사이 유리는 스물넷 숙녀가 됐다. “데뷔 당시 ‘천재소녀’란 표현은 큰 부담이었어요. 음악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공백이 길어지면서 아픔도 많았지만, 그 기간은 나름 큰 도움이 된 것도 같아요.” 유리 2집은 1집과 많이 다르다. 1집과 달리 기성 작곡가들의 곡이 많고, 그만큼 대중성도 많이 고려됐다. “가수는 자기가 직접 만든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번엔 좋은 작곡가들의 곡을 많이 받았어요. 이들과 작업하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됐어요.” 음악도 음울한 R&B 일색에서 벗어나 절반은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발라드, 나머지 절반은 리듬과 템포가 주가 된 음악으로 구성됐다. 미국적인 어려운 음악을 했던 유리는 이번엔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수록하면서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타이틀곡은 ‘가슴아 제발’로, 작곡가 신인수의 ‘가슴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신인수는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가슴 아파도’, 김범수의 ‘가슴속으로 지는 태양’, 엠씨더맥스의 ‘가슴아 그만해’를 통해 가슴 아픈 사랑노래를 만들어왔다. 그간 자신의 목소리를 주기만 했던 유리는 이번 앨범에서는 받기도 했다. 이수영과 휘성은 각각 ‘천천히 오세요’와 ‘난 이제 어쩌죠’ 노랫말을 선물했다. 유리는 이지훈과 리치와 함께 각각 ‘반대말’과 ‘휴대폰 왜 잠궈나’를 함께 불렀다. 7년 공백으로 인해 이번 음반의 성패에 조급함도 생길 법 하지만 그는 느긋했다.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무조건 잘돼야 한다’는데 대해선 독한 마음이 안 들어요. 그저 앨범이 나와서 너무 행복하고 기뻐요. 그 기쁜 마음을 노래에 담을 뿐입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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