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향기를찾아서]푸른눈물우거진‘토지의발자취’

입력 2008-05-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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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대자대비와 흙과 생명의 귀중함을 설파했던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5월 5일 타계한 뒤 대하소설 ‘토지’와 관련된 장소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토지’는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과 함께 우리나라 대하소설의 쌍벽을 이루는 대작으로, 일본 도쿄와 중국의 간도까지 무대를 넓혔다. 그의 생명 사상과 문학 혼이 깃든 국내의 주요 여행지를 알아보자. ○ 박경리의 고향 통영 대문호로서 굵은 삶을 마감한 그는 지난 9일 한산도 앞바다가 바라보이는 통영 미륵산 기슭에 묻혔다. 통영대교, 충무교 등으로 연결돼 육지나 다름없는 미륵도(산양읍)는 해안 풍광이 빼어나서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최근 미륵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케이블카 전망대에 오르면,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라는 이순신 장군 시의 배경인 한산섬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욕지도 연화도 비진도 매물도 등의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충무 마리나 콘도 등이 자리한 항구도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이란 지명은 조선시대의 통제영, 즉 ‘삼도수군통제사가 주둔하는 병영’에서 유래됐다. 통영 시내의 충렬사는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다. 인근의 세병관은 선조 37년(1604년)에 세워진 통제영의 중추적 건물로 약 290년 동안 전라 경상 충청의 3도 수군을 총지휘했다. 정면 9칸 측면 5칸에 팔작지붕을 이은 웅장한 건물이다. 벽이 없이 뻥 뚫려 있어 여름이면 시원스러우며 국보 제305호로 지정돼 있다. 한산섬 제승당은 한산대첩을 이룬 이 충무공의 충혼을 기리는 곳이다. 1593년부터 30년 동안 수군 주둔지였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꼭 가볼 필요가 있다. 통영 해저터널은 길이가 461m이며 차는 지날 수 없으므로 차분히 걸어보는 것이 좋다. ‘토지’에 묘사된 것처럼 벽이 시멘트로 발라져 있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 토지문학공원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소재. 박경리 선생이 1980년부터 18년간 토지 4,5부를 써낸 집이다. 1989년 택지개발지구로 편입돼 사라질 뻔했으나 토지공사가 사들여 1999년 5월 공원으로 개방했다. 텃밭과 마당을 갖춘 집에 집필실과 연못 등이 복원돼 있고, 작품의 무대인 홍이 동산, 평사리 마당, 용두레 벌 등 3개의 주제공원이 꾸며져 있다. 용두레는 간도 땅 용정에 있는 지명이다. 최근 백두산 야생화 트레킹을 하는 관광객들이 도중에 들러보는 중국 길림성 조선족 자치주에 있는 땅이다. ‘토지’에서 간도는 최서희가 재기에 성공하고 길상이 독립운동을 펼치는 곳으로 묘사돼 있다. ○ 평사리와 섬진강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는 토지의 초반 무대로, 최참판댁이 있다. 섬진강과, 반듯하게 펼쳐진 악양 들판, 이 풍광을 듬직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지리산은 작가가 가보지도 않고 글의 배경으로 삼았을 만큼 멋지다. 깔끔하게 복원된 최참판댁에는 매화꽃 날리는 봄이 지나도 나그네의 발길이 그치지 않고 있다. 조선 후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옥 14동이 옥답을 내려다보고 있고, 드라마 촬영 세트도 마련돼 있다. 때문에 평사리는 문학과 드라마의 흥취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다. 인근의 고소성도 가볼 만하다. 지리산 형제봉의 해발 300m 중턱에 자리한 이 석성은 축성연대나 목적은 명확하지 않지만 악양벌과 섬진강 줄기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전망대 구실을 한다. 경사가 가파르지만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명소로 쌍계사와 인근 다원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녹차를 한창 따는 시기이며 축제가 열리고 있다. 쌍계사 나들목인 화계장터 설송식당(055-883-1866)은 자연산 은어와 참게, 재첩 등을 취급하는 건강 맛집이다. 19번국 국도에서 화개장터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보이는 식당이다. Tip 제승당=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며 배삯은 편도 4100원. 도남동에 있는 유람선터미널에서는 제승당을 둘러보고 오는데 1시간 30분 걸리며 요금 9000원. 유람선으로 비진도 연화도 매물도 등을 둘러보는 코스가 많다. 소매물도 이장 전화번호 (055)643-7903. 소매물도 등대섬에 가려면 국립해양조사원(www.nori.go.kr) 등을 통해 조석(밀물과 썰물) 상황을 미리 알고 떠나는 게 좋다.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요금 8000원. 케이블카는 현재 안전점검 차원에서 운행중지 중이므로 운행 확인이 필요하다. 토지문학공원=입장은 무료.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설날과 1월1일,추석 연휴 3일만 쉰다. 해설 무료. 홈페이지 www.tojipark.com.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든 다음, 남원주 IC로 빠져나가 원주시내 방향으로 가다 사거리에서 토지문학공원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한다. 글·사진 이두영| 여행작가, 한국공간정보통신고문alps2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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