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일본·일본야구]외국인감독뒤‘보이지않는손’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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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의 외국인 감독 테리 콜린스가 최근 물러났다. 경질이 아니라 자진 사퇴였다. 사임의 이유는 첫째로 물론 성적 부진이다. 상상 이하의 현실에 낙심했을 것이다. 둘째로는 구단 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였다. 콜린스와 선수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구단과의 관계도 악화일로였다. 오릭스의 용병들만 해도 콜린스가 데려온 선수들이 아니라 나카무라 본부장 등 프런트의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오릭스는 나카무라 본부장이 트레이드나 용병 수급에 관여하는 팀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나카무라는 콜린스가 오기 전, 전임 감독이었다. 미야우치 오릭스 구단주는 2005년 보비 밸런타인(지바롯데), 2006년 트레이 힐먼(니혼햄)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보고 외국인 감독 영입을 막연히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콜린스의 낙마로 오이시 다이지로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내년 감독이 아니냐는 설도 있는데 2군에 있지만 아직 현역이기에 하나의 가능성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일본의 감독 경질은 시즌 끝나고 단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기간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다만 콜린스의 경우처럼 스스로 물러나면 잔여 연봉을 주지 않는다. 일본야구는 감독이 넘버원인 야구다. 그러나 그 감독의 임면권자는 구단 사장 혹은 그 이상의 그룹 톱클래스다. 야쿠르트의 다카다 감독 역시 구단주와 같은 메이지 대학 출신인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윗선과의 인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왕정치(오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은 예외적이다. 손정의(마사요시 손) 소프트뱅크 회장의 부탁을 받아들여서 감독과 단장을 겸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으면 더 하고 아니면 그만하는 사실상의 종신감독이다. 이 점에서 왕정치는 행복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84년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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