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스타들체형의비밀]기찬묘기뒤에기막힌몸있다

입력 2008-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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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금을향해뛴다…종목별점검⑥체조
《2004아테네올림픽 때 한국은 금메달 한 개를 도둑맞았다. 남자 체조의 양태영이 심판의 오심 때문에 개인종합에서 미국의 폴 햄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것이다. 한국 체조가 사상 첫 올림픽 골드를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한국 체조는 1988서울올림픽 때 박중훈이 동메달을 딴 이후 지난 대회까지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획득했다. 그런 탓에 체조인들은 “이번만은…”이라며 베이징올림픽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이번 주 <테마스페셜-스포츠 &사이언스>에서는 체조의 메달 가능성을 집중 점검해본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 있듯이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이다. 적성에 맞는 종목이 있고, 아울러 안성맞춤의 체형이 있다. 아주 가끔은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있긴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술이 비슷한 종목에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특히, 프로 스포츠의 도입으로 기술은 최고조에 도달해있고, 또 종목이 세분화되어있는 현대 스포츠에서 한 선수가 여러 종목을 모두 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자신의 체형과 자질에 맞는 종목을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종목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인은 체형이다. 체형은 대개 비만형, 투사형(일반적인 체형), 세장형(키가 크고 마른 체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운동선수로 적합한 체형은 투사형과 세장형이다. 비만형이 운동선수와 거리가 가장 멀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체보다는 상체가 발달되어 있는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이 투사형에 속하며, 역대 올림픽에서 투기종목의 메달획득이 가장 많은 것도 투기종목이 우리나라 체형에 알맞기 때문이다. 레슬링의 심권호와 정지현은 투사형의 체형에다가 팔이 길어 공격할 때 기술을 깊게 걸 수가 있고 중심 앞에서 방어할 수 있어 레슬링 선수로는 그야말로 적격이다. 보통 스포츠는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체조 대표팀의 평균 신장은 166cm, 평균 체중은 60kg이다. 철봉 종목의 강자인 김지훈와 김승일(이상 172cm)을 제외하면 모두 165cm 내외이다. 평행봉의 기대주인 김대은은 162cm, 양태영은 165cm이다. 기계체조는 특성이 상이한 6가지의 종목을 골고루 소화해야하는 매우 어려운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6개의 종목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체조인들은 개인종합 종목을 체조의 꽃이라고 부른다. 개인종합 종목의 우승자도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승에는 대개 1∼2개 종목에 진출한다. 그만큼 기계체조가 세분화 및 특성화돼 있다고 할 수 있고, 종목별로 유리한 체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왕년의 스타 유옥렬(160cm)과 여홍철(165cm)은 단신인데다가 신장에 비해 팔과 손가락이 짧다. 타고난 근력과 탄성을 갖고 있는 이들은 뛰어난 도약력과 짧은 팔의 도움으로 도마를 짚을 때의 힘의 손실이 적어 도마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반면, 이들의 두꺼운 근육과 짧은 손가락은 바를 잡고 스윙하는 평행봉과 철봉 종목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이주형(현 남자대표팀 감독)은 신장에 비해 팔이 유난히 길고 손가락도 길어 스윙 운동에 적합한 체형을 갖고 있다. 이런 체형 덕분에 2000시드니올림픽 평행봉과 철봉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2004아테네에서 메달을 획득한 양태영과 김대은은 이들의 중간형으로 어느 특정 종목보다는 모든 종목에서 고른 실력을 보일 수 있었다. 이들은 개인종합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김대은은 체지방율이 9.7에 불과해 온 몸이 근육으로 덮여있고, 좌우 근력과 밸런스가 뛰어나다. 흔들기 동작이 많은 체조 특성상 어깨의 근육이 특히 발달되어있다. 양태영 또한 좌우 근력 밸런스가 좋고, 체조 선수로서 갖춰야할 근력, 근파워, 민첩성, 근지구력 등이 뛰어나다. 이처럼 체조 한 종목에서도 다양한 체형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체조 경기를 관전한다면 또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백진호 KISS 책임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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