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마운드앞세워재도약도전

입력 2008-06-14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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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사직구장. 2-1로 앞서던 우리 히어로즈는 롯데의 9회말 마지막 공격에 송신영을 마운드에 올려 연승을 이어가려했다. 그러나 지난 두 달간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송신영은 손광민과 정수근의 안타로 동점을 허용, 연장으로 끌려갔고 결국 10회 정성훈이 3루에 주자를 두고 송구를 뒤로 빠뜨려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전날 끝장승부에서 마무리 황두성에게 2이닝이나 맡기는 바람에 내보낼 뒷문지기가 없던 게 화근이었다. 마무리 부재로 반짝 상승세에 그친 히어로즈 시즌 초반의 히어로즈를 기억하는가? 동계 훈련도 못 갔다 온 팀, 뒤숭숭한 팀 분위기, 낙후된 여건 등으로 너나 할 것 없이 하위권 전망을 받은 그들은 모두를 비웃듯이 한동안 상위권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스무 경기를 치르기 전에만 해도 줄곧 5할을 넘는 승률로 급기야 전지훈련 무용론까지 불러왔던 그들. 그러나 지금은 최하위. 상위권 안착이 아닌 하위권 급락으로 그 당시 히어로즈가 무너진 원인은 바로 마무리의 부재였다. 2006년 당시 현대 유니콘스 시절 마무리를 맡았던 박준수가 전력에서 이탈하며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게 이미 지난해. 이광환 감독은 대신 2차 1순위로 입단한 신인 파이어볼러 김성현을 파격적으로 마무리로 낙점하며 6월까지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긴박한 리드에서 오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시즌 시작 후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실패작으로 결론지어졌다. 경험의 절대적인 결핍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 막판의 긴박한 흐름을 극복하지 못한 신인의 한계만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이후 송신영-조용훈-노환수-박준수 등을 이기는 경기에 내보내봤지만 매 경기 역전패로 팀 분위기만 갈수록 침체되자 결국 특급 셋업맨 출신으로 올 시즌 선발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황두성을 마무리로 돌리게 된다.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사실상 풀타임 선발 첫해가 될 뻔했던 올해 선발로 7경기에 나와 5번의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2.80의 방어율을 기록하던 황두성은 가라앉는 팀을 보며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잘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면서 마무리 행을 자진 결정 했지만, 선발로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고도 그 자리를 내준다는 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결정이었다. 대인배다운 결정 이후 황두성은 4경기 연속 세이브를 포함해 올 시즌 아직 단 한 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으며 히어로즈의 뒷문을 지켰으나 이제는 그가 빠진 선발 자리가 문제였다. 장원삼과 마일영의 원투펀치가 다소 부침이 있는데다 김수경의 선발 자리찾기도 더디고 용병 스코비마저 퇴출당하면서 이제는 머릿수를 채우는 일조차 어려워졌다. 무적(無籍)선수 다카쓰의 영입과 히어로즈 마운드의 재편 다카쓰 신고의 영입이 히어로즈 마운드에 새로운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까? 스코비를 고향으로 보낸 이후 이광환 감독은 새로운 용병을 데려오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면서 올해 이후를 바라보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신고의 영입은 오히려 히어로즈의 투수진을 원활하게 돌려주면서 지금 당장 뿐 아니라 앞으로의 운용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비록 39살로 나이가 많고 지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시카고 컵스)에서 웨이버 된 이후 무적선수로 지냈기에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본 야쿠르트에서 뛸 당시 재팬시리즈 11경기 연속 무실점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무리를 했던 경험이 히어로즈의 마무리로 다시 살아난다면 히어로즈는 마무리 부재와 황두성의 선발 복귀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된다. 올 시즌 현재까지 실점과 방어율 모두 뒤에서 3등을 하고 있는 우리 히어로즈이지만 전임 김시진 투수코치/감독이 오랫동안 다져놓은 마운드는 선수들 면면을 놓고 봤을 때 결코 그것 밖에 못할 팀은 아니다. 마무리의 역전패와 그 역전패로 인한 팀 분위기 급락으로 연패의 구렁텅이에 빠졌던 우리 히어로즈의 악순환이 새로운 투수의 보강으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중반기로 들어간 프로야구 판도에 새로운 이슈가 하나 등장했다. mlbpark 유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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