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프런티어]김영찬골프존대표“스크린골프17개국수출…신한류자부심”

입력 2008-07-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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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한 빌딩이 ‘굿샷’ 소리로 떠들썩하다. 오후 10시를 넘긴 늦은 시각이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클럽을 휘두르는 골퍼들의 열기는 열대야보다 뜨겁다. 언제부턴가 새롭게 생겨난 우리의 골프문화다. 얼마 전까지도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던 직장인들이 퇴근 후 스크린골프방에서 ‘굿샷’을 날리며 환호성을 질러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국내의 스크린골프 열풍은 <뉴욕타임스>도 놀라 대서특필할 정도. “지금 한국에서는 골프카페가 성행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코스를 컴퓨터 영상으로 즐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의 열풍을 주도했다. 골프에 목말라 있는 골퍼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고들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대박을 터뜨렸다. 스크린골프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골프존의 김영찬 대표를 만나기 위해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본사를 찾았다. 김 대표의 첫 마디는 의외였다. “골프존은 단순히 스크린골프 장비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아니라 골프대중화에 앞장서고 골프가 결합된 새로운 문화기업이 목표다. 골프로 인해 즐거움과 유익함을 창출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 업계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스크린골프는 우리나라에 골프가 도입된 100년 역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분야다. 골프존은 그 중에서도 ‘군계일학’이다. 2002년 첫 사업을 시작해 연 매출 10억원을 올렸던 골프존은 2008년 상반기 58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골프존의 질주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김영찬 대표는 “올해의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고 2011년까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다. 15세기 무렵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골프는 500년이 지난 현재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프로 스포츠 시장으로 성장했다. 스크린골프의 종주국은 대한민국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던 골프문화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져 세계를 향해 뻗어가고 있다. 새로운 한류의 시작인 것이다. 10년 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스크린골프가 어디까지 성장해 나갈지 궁금해진다. -스크린골프방은 어떻게 해서 탄생했나? “스크린골프는 스윙분석 등의 레슨 용도로 개발된 장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스크린골프방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다가 2006년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개인에 의해 스크린골프 만을 설치한 전문매장을 오픈하면서 스크린골프방이 생겨났다. 스크린골프방이란 이름도 그때 붙여졌다. 당시만 해도 스크린골프방 사업은 무모한 듯 보였다.” -스크린골프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연습과 필드의 효과를 한번에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골퍼들은 과거의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골프를 접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스크린골프가 골퍼들의 심리와 잘 맞아 떨어졌다.” -스크린골프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삼성전자에서 14년간 정보통신 분야 일을 했다. 은퇴를 할 당시가 국내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때였다. 그때 골프와 IT와 인터넷을 결합한 골프 연습장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크게 벌일 생각은 아니었고 은퇴 후 손놓고 있을 수 없으니 노년을 준비할 겸해서 소일거리로 시작했다. 이렇게 대박이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은퇴 후의 생활이 더 바빠졌다.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 -스크린골프를 개발하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나? “골프장을 섭외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그나마 외국 골프장은 나은 편이었다. 계약을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페블비치는 1년, 세인트앤드루스와 계약하기까지 꼬박 2년의 기간이 걸렸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거절했다. 명문 골프장에 대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스크린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골프장 측에서 먼저 서비스를 요청하는 곳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명문 골프장의 벽은 높기만 하다.” -성장세가 빠르다. 스크린골프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2002년 처음 사업을 시작해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5년 만인 2006년에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2배 성장했다. 2007년부터 2단계 사업계획을 세우고 2011년까지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목표는 1000억원인데 상반기에 5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해외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외국 반응은 어떤가? “스크린 골프는 새로운 한류의 시작이다. 현재까지 17개 국가에 메이드 인 코리아의 스크린골프를 수출했다. 이것은 단지 스크린골프 장비를 판매하는데 그친다고 보지 않는다. 스크린골프는 우리의 고유 골프문화이다. 새로운 한류문화를 형성하는데 스크린골프가 좋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대전|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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