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경영학]몬트리올→워싱턴…연고지이전후구단가치274증가

입력 2008-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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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히어로즈는 목동 홈 42경기(16일까지)에서 평균관중 4632명을 기록 중이다. 작년 현대가 평균 246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 상승이다. 현대 시절에 비해 선수나 경기력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는데 관중수가 증가한 결정적 이유는 연고지 이전 효과를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접근성이 불리했던 수원에서 서울 목동으로 이동한 부수효과다. 이로써 히어로즈는 구 현대의 수원 팬들을 잃었지만 타격은 크지 않았다. 대신 롯데나 KIA의 서울 거주 원정팬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로열티를 갖춘 자기 팀 골수 응원층이 부재함에도 구단 수입, 더 나아가 구단 가치는 증가한 셈이다. 별다른 마케팅 투자를 쏟지 않고도 얻어낸 ‘불로가치’에 가깝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메이저리그에도 있는데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다. 매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가치를 평가하는 경제지 <포브스>는 2004년 내셔널스의 가치를 3억 10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4% 증가한 수치다. 가치 급상승의 핵심적 요인은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으로의 연고지 이전이었다. 경영이 파탄나자 몬트리올 엑스포스는 나머지 29개 구단의 공동 관리로 구단이 운영돼 왔다. 그러다 워싱턴 시로의 이전이 확정됐고, 시는 4억 3500만 달러를 출자해 새 구장을 지어줬다. 이 돈은 전액 세금으로 충당됐다. 시와 시민, 기업이 야구단 유치를 전면 지원한 성과다. 야구단이 들어옴으로써 발생할 경제효과와 홍보효과를 간파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빅 마켓에 진입하면 만사형통인 것만은 아니다. 최고의 시장이라 여겨지는 뉴욕이기에 영화, 콘서트, 공연 등 야구 이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양키스조차 1999년에야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양키스는 이후 2004년까지 6년 연속 300만 이상을 모았고, 2005년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 기간 양키스는 지구 우승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구장 인프라나 입지는 관중 증가의 부수적 요인에 가깝다. 성적과 결합될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다. 히어로즈의 모체인 센테니얼은 구단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선수단에 투자하지 않고 연고지 이전으로만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면 한계가 있어 보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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