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슈퍼맨의삶도고달프답니다

입력 2008-07-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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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목청 높여 외칩니다. 슈퍼우먼은 너무 힘들다고… 하지만 남자들도 날 수 없는 보자기를 목에 조이고 사는 슈퍼맨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매일 아침 출근시간 맞춰 달리고 달리고… 회사에선 직장상사 눈치 보며 시달려야 합니다. 퇴근하고 술이라도 한 잔 하고 들어가면 ‘왜 이렇게 늦게 왔냐! 술 좀 적당히 마셔라!’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가끔은 아내가 “이게 다∼ 당신 몸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 일찍 들어와서 쉬면 좋잖아”하고 얘기를 하기에, 정말 쉴 수 있을 줄 알고 들어가면 아내는 그 때부터, “여보∼ 애들 목욕 좀 시켜줘∼”, “여보∼ 오랜만에 일찍 들어왔는데 설거지 좀 해줘∼” 이러면서 이것저것 시킵니다. 담배라도 한대 피우려고 밖으로 나가면 아내는 재빠르게 달려와 제 손에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쥐어주고 갑니다. 가끔은 여유롭게 텔레비전이나 보려고 누워 있으면 아내가 그럽니다. “애들 공부하는데 무슨 텔레비전이야! 할 일 없으면 잠이나 자” 그래서 보고 싶은 드라마도 못 보고 저는 오지도 않는 잠을 조용히 청하곤 한답니다. 주말엔 그래도 쉴 수 있을까? 내심 기대를 해보지만 어김없이 아내는 제게 운전기사를 시킵니다. 마트에 장보러 가자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운전기사로 따라나서면 아내와 아이들은 자기 필요한 것들을 사정없이 사댑니다. 제가 차량용품이라도 하나 사려고 들고 있으면 아내는 “이거 꼭 사야 돼? 가격도 엄청 비싼데 다음에 사∼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이러면서 휙 지나가 버립니다. 남자들도 슈퍼맨으로 사는 거 너무 너무 피곤합니다. 주말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하루 종일 자유롭고 싶을 때도 많고, 마트에서 저 필요한 것 사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퇴근 후엔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고 들어가고 싶은 날도 많습니다. 하지만 남자니까, 아빠니까 참아라! 양보해라! 그러는 거 가끔은 너무 고달프답니다. 우리 아내들! 남자는 언제나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양보하고, 무조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한다는 생각!! 이제 그만 거두어 주세요! 슈퍼우먼으로 사는 것만큼 슈퍼맨으로 사는 것도 너무 너무 피곤합니다. 부산 연제|이상일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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