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게임’콘돔10만개푼다

입력 2008-08-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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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드니올림픽 때는 수요가 넘쳐 다 떨어졌다. 그래서 2004 아테네올림픽은 숫자를 두 배로 늘렸다. 도대체 무슨 물건이기에 올림픽에서 인기가 높은 걸까. 바로 ‘콘돔’이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동안 10만개의 무료 콘돔을 선수들에게 나눠 준다고 로이터가 12일 보도했다. 섹스는 올림픽 스포츠가 아니지만 1만500명의 선수가 모인 베이징 선수촌에 섹스가 없을 수는 없다. 선수들은 멋진 몸을 갖고 있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에 힘이 넘치고 일단 경기에서 탈락하면 시간이 많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는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됐다. 베이징 또한 예외는 아니다. UN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인 UNAIDS 차이나의 올레 한센 대변인은 “선수촌에는 젊고, 힘세고, 미혼인 선수들이 많다.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그래서 콘돔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젊은 선수들이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섹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정보를 그들에게 알려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에이즈를 막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10만개에 달하는 콘돔을 나눠주기로 결정한 UNAIDS, 베이징올림픽 조직위, IOC는 이 숫자가 선수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시드니올림픽 때 7만개의 콘돔을 나눠줬는데 다 소진돼 2만개를 추가로 공급한 사례가 있어서다. 한센 대변인은 “10만개라는 숫자는 이전 올림픽의 경험에서 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종교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에 콘돔을 제공하는 게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올림픽 조직위 측은 콘돔을 가져가는데 눈치를 보는 불편함이 없도록 HIV를 소개하는 책자에 2개의 콘돔을 동봉하는 세심한 준비까지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콘돔 제조사들은 이번 올림픽을 마케팅의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엘라선의 경우 자전거 바퀴처럼 보이는 두 개의 콘돔 링과 농구장의 바스켓처럼 보이는 콘돔을 이용한 광고를 하고 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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