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판‘사우나승부’노약자는시청금지

입력 2008-08-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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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웃는데 보고나면 손엔 땀이 흥건하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서스펜디드로 진행된 17일 중국전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4연승을 기록했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 ‘숙적 일본’도 이겼고 중국도 따돌렸다. 그러나 ‘임산부나 노약자는 중계 시청을 삼가시라’는 문구가 떠오를 정도다. 매게임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는 ‘사우나 승부’를 펼치고 있어서다. 13일 미국과의 1차전에서 6-4로 앞섰던 한국은 9회초 3점을 내주며 6-7 역전을 허용했다. 마무리 한기주의 불쇼가 결정적이었고, 다행히 9회말 연이은 대타 성공과 상대 에러가 겹치면서 8-7, ‘케네디 스코어’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보는 이들은 애간장을 태웠다. 16일 일본전에 비하면 1-0으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던 15일 캐나다전은 그나마 양호했다. 일본전 2-2 동점에서 9회 대타 김현수의 적시타에 상대 에러까지 겹쳐 5-2가 됐을 때. 대부분 팬들은 ‘이제 됐다’ 싶었다. 그러나 웬걸. 3점차 여유 있는 상황서 등판한 한기주는 ‘자신감을 찾아라’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외면하면서 또다시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권혁, 정대현까지 투입하며 결국 5-3 승리로 끝이 났지만 팬들 가슴은 콩알만해졌다. 여기에 최약체 중국전도 승부치기까지 가는 ‘짜릿한 승부’가 이어졌으니…. 16일 일본전을 중계한 KBS2 TV의 평균 시청율은 20.5%였다. 피크 때는 무려 43.2%였다. 방송사들은 쾌재를 불렀지만 보는 국민들은 피가 마른다. 베이징 |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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