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바둑이란무엇인고?

입력 2008-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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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어떤 게임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집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 답하는 사람은 하수. 좀 더 ‘폼 나는’ 대답은 ‘바둑은 돌의 효율을 겨루는 게임’이다. 바둑은 근본적으로 집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 그래서 집이 상대방보다 많으면 이기는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집을 짓기 위해 바둑을 두는 사람치고 하수 아닌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고수들은 돌 하나 하나의 효율을 생각한다. 상대보다 내 돌이 조금이라도 더 효율성이 높은 자리에 놓이기 위해 온 몸을 쥐어짜 고심한다. 집이 부족해 보여도 자신이 둔 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언제라도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한 수에 최대한의 효율성을 담기 위한 노력은 경제학의 대원칙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바둑은 ‘경제의 게임’이기도 하다. 효율성은 내 자신의 것만 높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내 돌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상대의 돌이 비효율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대국자는 끊임없이 상대의 돌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기울인다. 기성 우칭위엔의 ‘바둑은 조화’라는 얘기는 ‘전쟁은 조화’라는 말만큼이나 현실과 동떨어지게 느껴진다. 상대의 대마를 두들겨 잡고, 대마의 장례식에 ‘조화’를 보내는 것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실전> 흑2로 치중했다. 원래 수상전을 하려면 <해설1> 흑1로 젖혀야 한다. 그러나 이 수상전은 아쉽게도 백이 빠르다. 백7을 본 이영구가 더 버티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해설2> 흑1로 젖혀봐야 수상전이 안 되는 것이다. 백이 빠른 수상전이다. 이렇게 해서 목진석은 이정우에게 당한 1패를 만회하며 승점 하나를 올렸다. 4명 모두가 1승 1패가 되어버린 D조. 보기만 해도 심란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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