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영어의무화강행땐소송”…美인권단체-한인사회한목소리

입력 2008-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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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미국 스포츠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LPGA의 영어 의무화 정책이었다. 미국의 메이저 매체들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으나 LPGA는 강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고,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미 소기의 목표는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들이 벌써 영어를 준비하겠다며 팔을 걷어 부쳤으니 말이다. 영어 의무화 정책은 LPGA에 대거 45명이 출전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주 대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뉴욕 타임스, LA 타임스는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정책이 한국 선수를 겨냥한 것이라고 거의 못 박고 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당사자들인 한국 선수들은 LPGA의 영어 의무화 정책에 순순히 따를 것임을 밝히고 있다. 박세리는 출전정지보다 벌금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브라질 태생의 안젤라 박은 두 손 들어 환영했다. 그러나 미국의 인권단체와 한인 동포사회는 LPGA가 영어 의무화를 강행할 경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정작 선수들은 영어를 배워서 영어 인터뷰를 하겠다고 나서는 판에 동포 사회는 차별대우라며 법정 소송에 대비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선수들은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는 황당무계한 영어 의무화 정책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당장 영어 정책이 2009년부터 시행된다면 국내 신인들의 LPGA 진출은 제동이 걸린다. 빠른 시간 내에 영어를 습득해 구술평가를 통과한다는 게 쉽지 않다. 기존 선수 역시 구술평가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내 투어로 유턴해야 한다. LPGA에 한국선수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LPGA는 장기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제어하는 효과를 보는 셈이다. 영어 정책을 비지니스로 접근한 LPGA의 방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외국 선수의 기승과 미국 선수들의 기량 후퇴, 슈퍼스타 안니카 소렌스탐의 은퇴 공백. 게다가 LPGA를 겉돌고 있는 미셸 위의 존재 등이 스폰서십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른 스포츠 리그는 자체적으로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을 운영하거나 보완책을 마련하며 영어 구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느닷없이 시즌 중에 영어 정책을 들고 나오는 것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느낌이다. 국내의 영어 몰입 교육을 LPGA에서도 알고 그러는 것일까.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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