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야구아카데미’를만들자

입력 2008-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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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프로야구 롯데가 팀 창단 후 첫 10연승을 구가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사직은 말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언론은 올림픽 휴식기가 롯데에 보약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동거리가 길어 여름만 되면 피로누적으로 경기력저하 현상이 나타나는 롯데에게 올림픽 휴식기를 통한 재충전은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의 주장에 따라,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졌으며, 훈련도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다면 3일만 휴식을 갖고, 한여름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한 다른 팀은 전략이 잘못되었는가. 물론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 야구계에는 훈련방식과 지도에 있어 몇 가지 상충되는 논리와 이론이 혼재해 있다. 첫째는 김성근식 고강도 훈련과 로이스터식 훈련이 충돌하고 있다. 물론 둘 다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나, 전문가들 마다 어느 것이 한국야구에 맞는지는 생각이 다르다. 둘째는 ‘드럼통 가슴’을 가진 선수가 많은 MLB식 상체위주 투구방법과 하체의 중심이동을 중요시 여기는 동양야구가 충돌하고 있다. 셋째는 국내야구에서는 투구 및 타격 밸런스는 하체에서 나온다는 지론아래 끊임없는 러닝이 중요한 반면에, MLB에서 러닝은 몸을 풀기위한 보조훈련에 지나지 않는다. 넷째는 심정수처럼 시즌 중에도 웨이트 훈련을 통한 근육강화가 대세라는 관점과 시즌중의 과도한 웨이트 훈련은 유연성 부족을 야기하고, 부상의 위험이 상존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섯째는 타격이론과 관련하여 전문가는 많지만, 선수들에게 쉽게 설명이 안 되고, 코치마다 지론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위에 열거한 예 외에도 적지 않은 논리와 이론들이 충돌하고 있다. 각각의 주장들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문제는 공론의 장에서 토의와 소통이 이루어진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지도자 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하고 있어 불신의 골이 더욱 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구 아카데미’의 신설을 통한 교육과 경험의 공유가 필수적이다. KBO는 ‘야구 아카데미’를 통한 권위 있는 자격증제도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론적인 무장이 필요하며, 현장에서 지도하고 있는 사람도 몇 년에 한번은 재교육과 학습이 필요하다. KBO가 직접 주최하기보다는 대학에 위탁하여, 코칭론, 트레이닝방법론, 타격이론, 투구이론, 영양학, 심리학 등에 대한 단기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다. 히딩크가 한국에 와서 가장 강조한 것이 지도자 프로그램의 강화였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엄격한 ‘지도자 자격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때 천하의 홍명보도 1급 지도자자격증이 없어 대표팀 코치자격 논란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 야구우승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야구 소프트웨어의 강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장 지도자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문점에 대해 논쟁하고, ‘학습’을 통해 안목을 넓히는 것은 야구발전을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현장의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은 야구이론에 목이 마르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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