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MLB수다]돔구장건설이한국야구‘만병통치약’?

입력 2008-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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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에 건설된 양키스타디움에 든 총 비용은 약 25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천문학적인 숫자에 익숙해진 요즘 눈으로는 헐값으로 보이지만 당시로서도 만만한 비용은 물론 아닙니다. 시대와 경제상황이 달라 객관적인 비교는 힘들기는 하지만요. 어쨌거나 올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양키스타디움은 이제 새로운 구장 오프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양키스와 지역라이벌팀인 뉴욕 메츠에서 일하면서 90% 정도의 메이저리그 구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AT&T파크가 가장 맘에 들었다면, 가장 비호감인 구장은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홈구장이었던 올림픽스타디움이었습니다. 구장 시설을 떠나 지붕으로 꽉 덮혀있는 것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야구장이라기 보다는 마치 실내수영장에서 야구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돔구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돔구장이 한국야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인데 정말로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으로 보면 돔구장 건설은 한국야구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지도 모르는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주위 야구관계자분들은 WBC예선전 개최와 겨울에도 야구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이유라고 설명해주셨지만 그것 만으로는 수천억원을 투자할 메리트는 없다고 봅니다. 설사 돔구장 설립한후 WBC예선전을 개최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일본, 대만, 중국 선수들과의 경기일 뿐입니다. 그것 만이라면 차라리 지금처럼 도쿄돔에서 경기를 해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차라리 돔구장 건설에 소요되는 재원을 각 지역구장 설립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한국야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거라고 봅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과 WBC에서 검증되었듯이 이미 한국야구의 수준은 정상급입니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라도 김광현, 류현진 선수의 공을 쉽게 칠 수 없습니다. 이 젊은 유망주들이 좋은 구장에서 정기적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면 오히려 메이저리그의 초청을 받고 한국선수들이 미국에서 시범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돔구장보다는 한국 실정에 걸맞는 2만명에서 2만5000명 정도 입장할 수 있는 아담한 구장을 여러개 설립한다면 한국야구는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야구의 미래는 돔구장과 타국 선수들이 아니라 한국의 훌륭한 선수들과 그들을 이끄는 여러 감독, 코치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니얼김 스포츠동아 Special Contrib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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