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공수전환·패스미스‘답답한90분’

입력 2008-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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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해설위원관전평
북한이 밀집수비로 나오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이를 확실히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밀집수비를 깰 수 있는 키는 사이드에서의 빠른 크로스, 최전방 공격수에게 재빨리 볼을 연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플레이, 중거리슛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측면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에 의한 크로스나 중앙 공격수를 활용한 2대1 패스 등의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시도만으로 그친 것이 문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마지막 크로스와 슛 정확도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전반 오범석이 오른쪽 사이드에서 2차례 좋은 기회를 잡았는데, 크로스가 부정확해 골로 연결할만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보다 공격 전환이 빨라야하는데, 속도가 너무 느렸고 패스 미스가 잦았다. 후반 들어 이천수와 서동현이 투입되면서 공격 속도는 다소 빨라졌지만 여전히 패스 타이밍과 좌우로 전환하는 속도가 느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은 후 사람을 찾으려고 하니 당연히 느릴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너무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서만 슛을 하려는 자세도 문제다. 상대 페널티 지역 근처에 왔을 때 과감하게 슛을 시도해야하는데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조재진의 움직임도 둔했다. 장점인 포스트 플레이를 하려면 자신이 볼을 소유했을 때 동료에게 연결해주고 상대 수비를 좌우로 흔들어야했다. 반면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서동현은 큰 폭으로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것이 더 나았다. 후반 초반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은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위험한 상황도 아닌데 미드필드에서 볼을 뺏겼고, 2-3차례 가슴을 쓸어내릴만한 위기를 맞다가 결국 실점까지 했다. 미드필더들이 어중간한 패스를 시도하다가 볼을 뺏긴 것이 1차적인 원인이고, 수비수들이 역습 상황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상대 공격수를 미처 막지 못한 것이 2차 원인이다. 후반 19분 페널티킥으로 골을 내준 상황을 보면 선수들 간 의사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반칙을 한 김남일 자리에 김진규와 강민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기성용의 동점골로 비기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우왕좌왕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전에서 좀 더 조직화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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