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MS.박의라이브갤러리]움츠린광주비엔날레…과거를벗고예술을말하라

입력 2008-09-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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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의 축제의 한마당이자 지상 최대의 스포츠 대회로서 4년마다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 행사였다. 미술계에도 이와 비슷한 국제 행사가 열리는데 바로 비엔날레이다. ‘미술올림픽’으로 불리는 비엔날레는 이태리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격년마다 개최되는 미술 잔치이자 최신의 미술경향을 구경할 수 있는 백화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년마다 열리는 미술잔치를 트리엔날레(triennale), 4년마다 열리는 미술잔치를 콰드리엔날레(quadriennale)라고 한다. 비엔날레의 기원은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로서 1895년 이탈리아 국왕부처의 결혼 25주년 기념일을 맞아 베니스 시 당국에서 처음 창설했으며, 1930년부터는 정부가 주관해오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951년에 발족한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를 형성하면서 세계미술의 흐름을 선도한다. 미술 작가들은 이 전시에 초대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수상까지 한다면 세계적인 미술 스타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95년은 우리 미술계 역사에서 중요한 해로 기억할 만하다. 왜냐하면 베니스비엔날레 100주년 행사에 맞추어 세계에서 25번째로 독립전시관인 한국관이 개관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광주광역시에서 광주비엔날레가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여러 비엔날레들이 속속 뒤를 따랐다. 사실 작년 여름 광주비엔날레를 둘러싸고 전 국민의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미술계는 따가운 시선과 냉대를 감수해야만 했다. 작업실에서 묵묵히 작품 창작에 몰두하는 미술 작가들마저도 한동안은 그러한 시선에서 완전히 예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최근 개최된 제7회 광주비엔날레는 그 동안의 우여곡절을 반영한 듯 전시의 주제어를 아예 정하지 않은 ‘연례보고’라는 파격을 선보였다. 제3세계로 불리는 국가의 미술작가들을 대거 초청한 점, 관객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 실험적 퍼포먼스, 그리고 다양한 시민프로그램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세계 미술계에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의 관심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특정 사건으로 인해 들쭉날쭉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지원과 관객의 참여가 혼연일체 되어 다소 침체된 미술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길 기대한다. 박 대 정 유쾌, 상쾌, 통쾌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미술 전시를 꿈꾸는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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