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롯데130만관중의의미

입력 2008-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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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13년만에130만관중야구마케팅새길열었다
지난 주말 부산 롯데가 마침내 130만 관중을 넘어섰다. 1995년 LG의 단일시즌 최다 관중을 13년 만에 경신했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부산 팬들의 간절한 염원과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수치이리라.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해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사직이 6만석 규모의 구장이었더라도 만원관중이 가능한 분위기였다. 물론 단일시즌 양키스의 400만, 한신과 요미우리의 300만명에 비하면 부족할 수도 있지만 구장크기, 경기수, 경제력, 시장규모 등을 고려하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롯데의 이러한 성과는 구단운영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며, 경기라는 핵심제품 뿐만 아니라 경기를 통한 파생상품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스포츠경영학자로서 평소 지론은 “선수단은 경기력으로 평가받고, 구단은 관중동원과 수익창출로 평가받아야 한다”로 집약된다. 비록 한국의 프로구단이 ‘구멍가게’ 수준이고, 흑자도 요원한 것이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마저 놓을 수는 없다. 롯데를 통해 ‘새로운 길’을 보고 싶은 것이다. 2008시즌 롯데의 최다관중 돌파는 내용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즉 단순히 관중만 많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값을 제대로 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롯데의 시즌 종료 후 추정 입장수입은 70억원 정도이다. 이 수입은 한국 프로축구 전체구단 입장수입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즉 객단가도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직구장의 경우 경기가 있는 날 경기장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구단상품’을 연중무휴로 경기장 출입구 앞이나 외벽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면 매출은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롯데 팬들의 ‘광적인 수집벽’이나 충성도로 볼 때 50억원 매출도 가능하리라 본다. 물론 롯데는 통계적으로 경기력과 관중동원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팀이기에 시즌성적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팬들의 로얄티가 높고, 부산이라는 대규모 시장을 갖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빅 마켓’은 누가 뭐래도, LG, 롯데, KIA다. 1995년 ‘전대미문’의 540만 관중을 동원할 때, 이들 세 팀이 동시에 상위권에 랭크된 마지막 해였다. 2000년대 이후 프로야구의 관중저하는 세 팀의 동반부진과 깊은 관계가 있다. 롯데와 KIA는 원정관중 수에도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팀이다. ‘빅 마켓’팀의 선전은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동력이다. 롯데는 현재 정규시즌 3위 팀 치고는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폄하될 이유는 없다. 관중 130만명 기록경신은 온전히 ‘롯데종교 신도’들 때문이었다. 필자가 롯데 구단주라면, 야구를 통해 도시에 일체감을 조성하고 롯데에 ‘미쳐’있는 부산시민과 구단에게 ‘마음의 금일봉’이라도 줄 것이다. 또한 롯데의 관중동원 신기록과 수입구조 다변화는 한국 프로스포츠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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