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노래한낭만남녀vs열정을두드리는록밴드

입력 2008-09-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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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T로본‘모던보이’대‘고고70’
‘모던보이’와 ‘고고70’. 각각 1930년대와 1970년대의 향수를 담은 영화입니다. 특히 두 영화는 모두 춤과 노래가 한가득 담긴 작품입니다.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공연만의 매력까지 더한 새로운 영화.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독재정권의 억압 속에서 피어난 사랑, 열정을 함께 그렸습니다. 김혜수와 박해일, 조승우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 10월2일 개천절 연휴 함께 개봉하는 두 영화를 ‘스포츠동아’ 영화팀이 기업의 마케팅 분석기법 ’SWOT’를 활용해 철저히 비교 분석해드립니다. 영화 ‘모던보이’ ○ STRENGTH(강점) ‘모던보이’의 가장 큰 볼거리는 김혜수의 팔색조 매력.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박해일의 연인이다. 김혜수는 총독부 서기관 애인에게 도시락 폭탄을 싸주는 비밀스러운 여인 난실을 위해 스윙댄스, 일본어 노래, 재단기술까지 배웠다. 밤에는 화끈한 춤과 노래, 낮에는 순진하게 웃으며 남자를 유혹하는 김혜수만의 매력이 넘친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사랑을 위해, 도망간 애인을 찾기 위해 애쓰는 박해일의 고군분투도 유쾌하다. ○ WEAKNESS(약점) ‘모던보이’는 멜로영화인 동시에 스파이 영화, 첩보물이다. 그리고 반전이 돋보이는 첩보 영화 특유의 재미도 갖췄다. 비밀을 파헤치는 추적이 영화의 상당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극적 긴장감은 높지 않아 아쉽다. 후반부 주인공 난실의 비밀이 드러나는 절묘한 부분이 더 강조되지 못한 점 역시 아타깝다. ○ OPPORTUNITY(기회) ‘모던보이’는 1년에 가까운 시간을 후반기 작업에 공을 들여 1930년대 경성 거리를 CG로 재현했다. 박물관으로 쓰이다 철거된 총독부, 불에 탄 숭례문의 생생한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어 반갑다. 경성시내 전체를 내려다보는 화면, 고층빌딩은 없지만 낭만이 넘치는 아름다운 야경도 볼만하다. ○ THREAT(위협) 시종 웃음이 넘치는 유쾌함과 화려한 볼거리. 하지만 ‘모던보이’는 마지막은 폭발력이 강하다. 깊은 울림까지 전하며 다양한 감성을 쏟아낸다. 잔상이 오래 남는 결말. 하지만 그 직전까지 계속되는 웃음은 이질감을 준다. 극적인 전환이 주는 영화적 재미가 넘치지만 너무 급격한 전환은 그 전까지의 이야기를 가볍게 만든다. 영화 ‘고고70’ ○ STRENGTH(강점) 조승우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 무대를 통해 익히 그 실력을 과시해온 조승우가 영화에서 밴드 데블스의 리드 보컬로 나섰다. 세상 모든 것이 통제와 단속의 대상이던 시대를 과도하지 않게, 음악을 통해 드러내는 최호 감독의 연출력도 과감하며 새롭다. 시대적 공기를 알지 못하더라도 조승우와 차승우 등이 구성한 청춘의 밴드 데블스의 비트와 리듬으로 영화는 그 공기의 어둠을 신랄하게 드러냈다. “좀 그냥 냅둬라”라는 한 마디의 대사는 그 만큼 위력적이다. ○ WEAKNESS(약점) 캐릭터냐, 스토리냐의 선택길에서 스토리를 택한 탓에 중요한 인물들의 캐릭터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어두웠던 시대에 자유롭게 놀고 싶었던 청춘들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는 음악으로써 스토리를 끌고 갔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루는 또 하나의 요소인 갈등의 축으로서 몇몇 인물은 크게 힘을 받지 못한다. ○ OPPORTUNITY(기회) 음악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음악이 캐릭터이자 스토리가 됐다. 음악 그 자체로 캐릭터와 스토리로 기능하는 새롭고 색다른 이야기로서 자리할 듯하다. 조승우를 비롯한 데블스 멤버들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록비트와 고고 댄스의 격렬한 몸짓 만으로도 영화는 훌륭한 성과를 이뤄냈다. 충무로에 또 다른 기회의 요인을 제공한 듯하다. ○ THREAT(위협)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최근 충무로가 그려낸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들이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1970년대 이야기에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궁금하다. 지난 시절의 이야기에 관객이 호감을 드러낸다면 ‘고고70’은 또 하나의 성과를 만끽할 터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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