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의날’,속사정다른김강민-조인성의끝내기

입력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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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승리를 안기는 귀중한 끝내기 안타였다. 김강민(26, SK 와이번스)의 타구와 조인성(33, LG 트윈스)의 타구는 우연히도 비슷한 위치에 떨어졌다. 좌중간을 깊숙히 찌르는 타구였고, 큼지막한 2루타였다. 하지만 그 공 안에 담긴 속사정은 달랐다. 김강민은 30일 문학 롯데전에서 팀이 2-1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 팀을 3-2로 역전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김강민의 이 타구 하나에 일희일비가 갈렸다. 두산을 1.5경기차로 추격하던 롯데는 30일 한화에 패배한 두산과의 간격을 0.5경기 차로 줄일 기회를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롯데 팬들 입장에선 김강민이 ´몹쓸 놈´이 되버린 것. 두산 팬들에게는 김강민의 ´끝내기´가 고마울 따름이다. 이날 롯데가 SK를 이겼다면 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SK도 김강민의 ´끝내기´ 덕을 봤다. 김강민의 끝내기 안타 덕에 이긴 SK는 126경기 시 최다승인 81승(1992년 빙그레, 1993년 해태, 1994년 LG, 1998년 현대)에 타이 기록을 세웠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는 SK로서는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됐지만 ´나오니 반가운´ 한방이었다. 비슷한 시각 끝내기는 잠실에서도 나왔다. 잠실구장에서는 LG가 9회말 2사 1루에서 터진 조인성의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히어로즈에 2-1로 신승했다. 조인성의 큼지막한 타구도 좌중간 깊숙한 곳에 떨어졌다. 비슷한 곳에 떨어진 조인성의 타구는 김강민의 그것과 의미가 달랐다. 그 공에는 LG의 ´실낱같은 희망´이 담겨있었다. 현재 44승 79패를 기록 중인 LG는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히어로즈는 47승 74패로 5경기가 남아있다. LG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히어로즈가 남은 5경기에서 패배한다면 두 팀의 전적은 47승 79패로 동률을 이룬다. 올 시즌 대회요강에서는 ´페넌트레이스 5,6,7,8위가 2개 구단일 경우 승률로 순위를 결정하되 승률이 동일하면 공동순위로 한다´고 명시돼있다. LG로서는 ´꼴찌 아닌 꼴찌´를 할 수 있는 기회인 셈. 가능성도 희박하고, 김재박 감독도 ″뭐 꼴찌를 해야 드래프트 1순위를 얻지″라며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8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낱같은 희망이 아닐 수 없다. 공 하나에 울고 웃는 것이 야구라고 했다. 30일에 나온 ´끝내기´에도 다른 속사정이 숨어있었다. ´끝내기의 사나이´들의 인터뷰도 사뭇 달랐다. 김강민은 ″못치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타석에 들어섰다″며 한껏 여유있는 모습을 뽐냈지만 조인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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