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다(茶)방,사색의향기가흐른다

입력 2008-10-03 09: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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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커피!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때로는 값비싼 차(茶보)다 더 달콤하고 친숙하다. 다방 커피처럼 다가가기 쉬운 문학 장소가 있다. 바로 청계천 9가에 있는 ‘책다(茶)방’이다. 서울문화재단 건물 1층에 있는 책다방은 일반 시민이 무료로 작가의 강의도 듣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과 깔끔한 서재가 눈길을 끈다. 건물 자체도 미술관 갤러리처럼 우아하다. 1989년에 들어섰던 성북수도사업소 건물을 설치작가 최정화씨가 2006년 리모델링했고, 지난 해 디자인 공모에 당선된 갤러리 잔다르와 르씨지엠의 구만재 건축가가 완성했다. 김연희 작가의 ‘어몽(魚夢)’이 천장에 설치물로 전시돼있다. 일부 벽을 허물고 상하좌우가 뚫려 있어 건물 사이에 통로가 있다. 잡지 화보 촬영이나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많이 사용된다. 나무를 이용한 친환경재료의 서재에 책이 비치돼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들러 여가를 보내기에도 좋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특히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일정만 잘 점검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강좌를 만날 수 있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우리시대 작가들을 일곱 가지 빛깔로 만나보다’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지난 9월에는 소설가 은희경씨가 ‘나에게 꼭 맞는 소설 찾기를 주제로 한국 현대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소실읽기의 재미와 문학적 취향을 가꿀 수 있는 방법을 강의했다. 오는 8일 수요일에도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씨가 ‘시적인 공간과 시의 공간’을 주제로 ‘시(詩)라는 이름의 조형예술에 대한 탐구’에 대해 들려준다.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 프로그램도 있다.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 ′개천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참가 어린이들은 함께 청계천을 산책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접할 수 있다. 단, 이 프로그램은 단체로만 신청할 수 있다. 청계천 두물다리 앞에 위치한 책다방은 접근성이 높지 않고,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직 독자들의 발길이 뜸하다. 서울메트로 1호선 제기역, 2호선 용두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이다. 강좌를 듣고 싶은 독자는 이메일(jeungpill@sfac.or.kr)로 신청 메일을 보내면 된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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