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영원한라이벌’부산과대구

입력 2008-10-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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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롯데 자이언츠와 대구 삼성 라이온즈의 준플레이오프전으로 2008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부산 사직구장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60대의 기사 양반은 “부산은 영원한 야도(野都·야구의 도시)”라며 자랑이었다. 부산이 한국 최고의 ‘야도’라는 점에 한 표. 그리고 부산과 대구야말로 영원한 동지이자 라이벌이라는 점에도 한 표를 던진다. 그런데 이 두 도시는 야구뿐만 아니라 바둑에서도 라이벌이다. 한국바둑의 태두 고 조남철 9단을 시작으로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로 이어지는 일인자의 계보가 호남선을 타고 있어 부산·대구 지역을 바둑의 사각지대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반만 알고 있는 것이다. 프로바둑은 호남이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마추어 바둑, 그 중에서도 속칭 ‘어둠의 바둑’은 이 두 지역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산과 대구는 바둑에 관한 한 ‘타짜’들의 세상이었다. 설사 이 지역 출신이 아니라 해도 ‘꾼’들은 전국 각지에서 부산과 대구로 모여들었다. 부산, 대구는 바둑 전국구들의 경연장이었다. <실전> 흑1로 다가섰을 때 백2로 치받는 수는 모양만 놓고 봐도 그다지 두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해설1>처럼 손을 빼는 것은 안 된다. 흑2로 착 갖다 붙이는 수가 아픈 맥점. 흑은 두 점을 사석으로 삼아 백을 볼품없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 <실전> 흑13으로 비집고 나온 수가 좋다. 백12에 <해설2> 흑1로 받고 싶지만 백이 선수를 빼 4로 늘면 우변의 흑이 추워지는 것이다. <실전> 흑15로 끼워 일단 흑이 삶을 확보했다. 하지만 백18을 얻어맞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 수를 당해서는 바둑은 여전히 백이 좋다. 우직한 강지성이 잘 두고 있다.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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