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대쓰요] IF,베테랑이승학이나왔더라면…

입력 2008-10-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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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은 이번 시리즈가 단기전으로 끝나느냐 장기전으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양팀 감독이 모든 걸 건 게임이었다. 그래서인지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에게 상당한 중압감이 느껴졌다. 평소와 다른 교체나 플레이도 나왔다. 패한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게임이 됐을 것이다. ○ 이용찬이 아니라 이승학이었다면 김 감독은 연장 14회 2사 1·2루에서 스무살 고졸 2년생 이용찬을 투입했다. 김 감독다운 뚝심의 기용이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승학이 아닌 이용찬을 내세운 건 김 감독답게 이용찬에게 큰 경기 경험을 갖게 하고 다음 게임부터 더 중용하기 위함이었겠지만 매번 그런 뚝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는 신명철이 잘 받아쳤지만 이승학을 냈더라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 만약 최준석 타석에서…. 연장 11회 선두타자 김현수가 안타로 출루해 만든 무사 1루. 김 감독은 다음 타자인 최준석 타석 때 좌타자(유재웅)를 대타로 기용하거나 번트 작전을 내지 않았다. 김 감독 특유의 뚝심 야구의 한 단면이었지만 아쉽게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김현수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단숨에 투아웃이 된 것은 두산으로선 두고두고 아쉬울 법 했다. ○ 최형우를 선발 출장시키지 않았다면 삼성 선동열 감독은 최형우를 변함없이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전날 7회 아쉬운 수비가 나오고 타격감도 좋지 않았지만 이번 시리즈가 아닌 내년 그 이후를 내다본 기용이었다. 그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최형우는 11회 김현수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선 감독의 ‘최형우 기 살리기’가 잘 맞아떨어졌다. 3차전부터는 최형우가 요주의 인물로 부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 전상렬의 번트 실패가 나오지 않았다면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두산 전상렬은 4-4 동점이 된 7회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권혁의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는데 1루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왼손 권혁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탓이었는데 좀 더 과감한 공격으로 찬스를 이어갔더라면 연장 승부는 펼쳐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수비에서도 만점활약을 보이고 있는 그에겐 ‘옥의 티’였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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