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무럭무럭자란웨인루니정신도기량도무르익어

“루니는 몸은 성인이지만 머리는 10대의 머리를 가졌다.” 아스널과 리즈의 매니저를 지낸 조지 그래험이 평소 흥분을 잘하고 공격적인 루니의 플레이를 비판적으로 지적한 말이다. 루니 스스로 자신은 약간의 분노를 가지고 플레이하기를 좋아한다고 시인한 것처럼, 그의 플레이는 분출하는 화산의 용암을 연상시킬 만큼 열정적이고 위협적이다. 그래서 팬들은 루니를 ‘전사’라고 부르며, 그의 저돌적이고 폭발적인 플레이에 열광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루니의 이러한 스타일은 그래험이 지적한 대로 미성숙한 플레이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2004년 12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볼턴전에서 흥분한 루니가 볼턴 수비수 타이브 벤 하임의 얼굴을 손으로 밀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록 그라운드에 누운 하임이 다소 과장스럽게 통증을 호소하긴 했지만 루니의 그런 행동은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루니는 FA로부터 3개월 출장정지를 받았다. 경기 후 프레스룸에 들어선 퍼거슨에게 기자들이 하임의 할리우드 액션보다 루니의 빗나간 행동에 대한 추궁이 잇따르자 퍼거슨은 책상을 내리치고 책상에 있던 한 기자의 녹음기를 벽에 집어 던져 박살냈다. 육두문자와 함께 나온 그의 답변은 “루니도 사람이며 그것도 이제 19세밖에 안된 어린 선수”라는 것이다. 더불어 미디어가 매번 어린 루니를 이해하기보다는 십자가에 매다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있다고 분노했다. 2005년 9월 비야 레알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루니는 언론으로부터 유치하고 불필요한 두 번의 경고를 받고 레드카드를 불러들였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때도 퍼거슨은 “루니는 19세의 어린 선수에 불과하다”며 그가 더 성숙해진다면 이런 일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라고 옹호했다. 퍼거슨의 이런 기대는 19일 새벽(한국시간) 웨스트 브롬과의 홈경기에서 극적으로 현실화되었다. 카자흐스탄과 벨로루시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4골을 몰아치고 돌아온 루니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성숙해졌다고 평한 퍼거슨의 말대로 루니는 농익은 절정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벌써부터 언론들은 지금까지 루니가 보여준 최고의 플레이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고 웨스트브롬의 매니저 토니 모브레이도 인정했듯이 0-4 대패는 루니의 맨유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루니의 골이 주심에 의해 노골로 선언되는 장면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모습은 그가 예전 19세의 그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제 22세의 루니가 좌충우돌하던 전사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사령관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요크｜전홍석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