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아데바요르는‘삼손의후예’?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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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내 부진의 원인은 머리를 잘랐기 때문이다” 며 땅을 치고 후회한 걸출한 프리미어리거가 있다. 2007-2008시즌 아스널의 확고부동한 득점원으로 성장한 토고 출신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가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런 그의 자책과는 달리 아데바요르의 시즌 성적은 부진하다고 하기엔 너무 뛰어나다. 그는 이전 2시즌에 걸쳐 기록한 16골의 두 배에 달하는 30골을 지난 한 시즌에 넣어 맨유의 호날두 다음 가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5일 토트넘전에서 기록한 환상적인 발리슛을 비롯해 발은 물론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헤딩력 까지 갖추고 있어 타 클럽의 수비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번 시즌에 기록한 골 중 26%가 헤딩골이었을 만큼 전천후 공격수로 성장한 아데바요르를 아스널의 웽거 감독이 600억원의 가격표를 붙여 AC 밀란으로부터 필사적으로 지키려 하는 것도 다 이런 활약 때문이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점점 힘을 잃었는데, 이유는 아데바요르의 득점포 침묵이었다. 그런데 이런 시즌 후반 부진의 원인을 두고 그는 스스로 시즌 중 머리를 잘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아데바요르는 6년 동안 길러왔던 조밀하게 짜인 자신의 머리를 집에서 수영을 즐기기 위해 잘랐다고 최근 공개했다. 그리고 머리를 자른 이후 그는 삼손처럼 힘을 잃었고, 그의 볼 터치는 무뎌졌다.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그의 득점포는 침묵 모드로 들어갔고, 팬들은 그것이 그가 머리를 잘랐기 때문이라고 경기장에서 외치기 시작했다. 팬들의 이런 비난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아데바요르는 이제 다시 머리를 길러 다음 시즌에는 호날두를 능가하는 공격력을 보여주겠다고 공개 다짐을 했다. “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머리를 원래대로 기를 것이다. 그러면 내 득점력도 원래대로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가 삼손처럼 다시 머리를 길러 그의 말처럼 재기할 지 두고 볼 일이다. 요크(영국)|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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