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환율연예계희비쌍곡선③]케이블TV‘초상집’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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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에서 고환율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방송 분야는 역시 수입 콘텐츠가 많은 케이블TV 업계다. 편성물의 적잖은 양을 해외 콘텐츠, 특히 ‘미드’로 불리는 미국 드라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미국 달러화로 방영권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대비 달러의 가치 상승은 자연스레 ‘환차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온미디어, CJ미디어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PP)들은 지금까지 일반 수출입 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준 환율을 정해 콘텐츠를 수급해왔다. 국내에서 인기 높은 대표적인 미드 시리즈로 꼽히는 ‘C. S. I’와 ‘가십 걸’, ‘히어로즈’ 등을 방영 중인 온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21일 “연초 1달러 기준 1,100원 대로 예측했다”며 “케이블 방송사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이 가격대로 산정하고 예산 편성 및 집행을 해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급격한 환율 상승에 대해 “상당수 방송사가 하반기 콘텐츠 수급을 2/4분기에 완료한 만큼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시청률 면에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는 인기 미국 드라마는 특히 대개 장기 계약 형태로 ‘분납’이 이뤄졌단 점도 문제다. ‘로스트’, ‘크리미널 마인드’ 등을 방송하는 CJ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소위 인기 미드는 2∼3년을 기준으로 판권 구매가 분납돼 왔다”며 “계약 당시 기준 통화는 미국 달러화이며 이로 인한 환차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환율 폭등의 진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되는 인기 콘텐츠 역시 타격을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흔히 ‘킬러 콘텐츠’로 불리는 인기 해외 드라마는 수입가격이 상승해도 어쩔 수 없이 들여와야 하는 게 방송사 입장”이라며 “대신 결국 양질이지만 대중성이 다소 떨어지는 B급 콘텐츠의 수입을 상당수 줄일 계획이고, 환율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인기 드라마 역시 구매 지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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