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대쓰요] IF,이혜천어깨비에젖지않았더라면

입력 2008-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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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플레이오프는 2차전에서 두산이 연장 14회 역전패를 당하면서 6차전까지 펼쳐졌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이 2차전에서 승리했다면 좀 더 빨리 끝났을지도 모른다. 이미 올 시즌 목표를 초과 달성한 삼성은 부담없이 시리즈에 임했고 여유있게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게 하며 큰 소득을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보다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페넌트레이스보다 좁아진 점은 공격 야구를 선호하는 두산이 매 게임 많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두산은 기동력 야구로 삼성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때론 실패하면서 시리즈가 흥미롭게 전개됐다. 기다리는 SK 입장에선 두산 기동력에 대한 많은 대비를 할 것이다. ○삼성에 에니스가 있고, 올해 우승이 목표였다면…. 6차전 게임은 이처럼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로 불렸던 삼성 선동열 감독이 번트없는 화끈한 야구를 펼치면서 이번 시리즈는 보는 입장에서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선 감독도 다득점 게임에서 공격 야구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시리즈였다. ○박진만이 아닌 강봉규가 잡았더라면…. 6차전은 초반 기선 싸움이 굉장히 중요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투스트라이크에 몰렸던 두산 오재원은 빼어난 배트 컨트롤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는데 이번 시리즈를 통해 오재원이 부쩍 성장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만약 두산이 1점을 얻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나온 고영민의 플라이를 유격수 박진만이 아니라 좌익수 강봉규가 뛰어 들어오며 잡았다면 커트 플레이 후 김재걸의 송구 에러로 추가실점을 주는 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강봉규가 잡았다면 3루 주자 오재원이 스타트조차 끊기 어려웠을 것이다. ○만약 비로 51분간 게임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두산 선발 이혜천은 5회 조기 강판이 아니라 좀 더 이닝을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로 1시간 가까이 흐른 뒤 4회초 다시 등판하면서 컨디션이 떨어졌다. 첫타자 박진만에게 삼진을 잡은 볼도 타자가 나쁜 볼에 손을 댄 것이었고, 결국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정확히 맞아 떨어진 전상렬의 기용 두산 김경문 감독은 4회 선두타자 유재웅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발이 빠른 전상렬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수비 능력도 다분히 감안한 것이었는데 그는 1사 후 질퍽거리는 그라운드의 나쁜 상황에서도 과감히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볼 조차 뿌리지 못할 정도로 의외였고 이는 결국 두산의 추가 2득점으로 이어졌다. 2-1로 쫓기던 두산의 귀중한 추가점은 김 감독의 적절한 전상렬 기용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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