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노르웨이페르귄트페스티벌‘페르귄트’

입력 2008-10-24 14:18:0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내한 노르웨이 페르귄트 페스티벌 ‘페르귄트’ 18년 내공의 페르귄트를 만난다. 헨릭 입센의 원작 ‘페르귄트’(1867)를 18년 간 연출하고, 13년 동안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스베인 스툴라 훈그니스(62) 예술감독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내관객을 찾는다. ‘2008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참가작인 ‘페르귄트’는 몽상가이자 몰락 지주의 아들 페르귄트가 애인 솔베이지를 떠나 돈과 권력을 좇아 벌이는 여정과 깨달음, 회귀를 다룬다. 페르귄트는 미국, 아프리카 등을 거치며 많은 사건을 맞닥뜨리고 결국 백발의 애인에게 돌아와 죽음을 맞이한다. 훈그니스는 “(페르귄트는) 한 젊은 남자가 노년에 가서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알고, 본질을 되찾고자 하는 여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신선놀음에 탕진하던 주인공 성진이 결국 꿈에서 깨어나 인생무상을 느끼고 팔선녀와 극락세계로 돌아가는 김만중의 ‘구운몽’처럼 ‘최후의 구원’을 얻는 페르귄트를 만날 수 있다. 페르귄트의 공연은 꿈처럼 화려함이 넘친다. 실제 거리에서 주행 가능한 번쩍번쩍 빛나는 차와 바이크가 실제 무대 위를 누비고, 핑크의 상의와 양말을 신은 페르귄트가 흥겨운 비트의 선율을 들려준다. 무대 뒤편으로 노르웨이의 풍경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이게 대체 무슨 광경이야?” 할 정도로 흥겨운 장면이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페르귄트가 자신의 일부라고 느끼는 훈그니스는 “(페르귄트는) 노르웨이와 유럽 국가들, 미국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전통설화와 입센의 작품,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음악(솔베이지의 노래)으로도 유명하고 20년 동안 계속 공연되고 있다. 특히 여름에 2주간 8회에 걸쳐 하는 페르귄트 축제에서는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 2일 만에 매진된다”며 작품의 인기를 자부했다. 특히 ‘솔베이지의 노래’는 피아노 소품집의 추억이 있는 사람이나, 사랑의 아픔을 느낀 이는 누구나 좋아하는 명곡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 클래식이자 노르웨이의 색채가 짙은 노르웨이 인기곡이다. 곡은 그리그가 서른한 살에 입센의 부탁으로 만든 곡으로, 페르귄트를 향한 솔베이지의 영원한 기다림을 표현했다. 솔베이지는 가난한 청년 페르귄트도 사랑했고, 이기주의자인 페르귄트도 사랑했으며, 모진 풍파를 겪은 노인 페르귄트 역시 사랑했다. 솔베이지의 노래를 비롯해 여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페르귄트는 뮤지컬과는 다른 독특한 음악극이다. 배우들이 대사를 던지는 순간에도 음악이 흐르고 장면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된다. 국내공연에서는 노르웨이에서 쓰이지 않았던 새로운 곡도 첨가됐고, 본래 음악을 변형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야외극이었던 것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실내공연으로 바꾸면서 승강기와 회전무대를 사용했고, 자연 풍경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훈그니스는 “한국에 와서 3~4일 정도 새롭게 연습하면서 좋은 작업이라고 느꼈다. 코러스에 참여하는 서울 예술대학 학생들의 연기도 만족스러웠고, 많은 관객들이 보러 오시길 기대한다. 지루하지 않을 거다. 스펙터클한 경관도 많고, 자막도 번역돼 나오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대표 공연 페르귄트는 토요일 오후 3시, 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02-2280-4115)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