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빈볼시비’에대한양金반응극과극

입력 2008-10-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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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지마”“벗어”…마운드노출전쟁?
“벗을 필요가 있나?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더라.”(SK 김성근 감독) “제스처는 당연히 필요하다. 안 그러니까 (윤)길현 사태 같은 게 터진다.”(두산 김경문 감독) 빈볼에 대해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같은 입장.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몸에 맞는 볼을 놓고 두 감독의 시각은 확연히 구별된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제스처는 있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투수가 설령 의도하지 않은 채 타자의 몸을 맞혔다면 모자를 벗어 머리를 숙인다든지, 때론 미안하다는 손짓을 하는 게 맞다는 말이었다. 타자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는 투수의 특성상 그렇고, 더욱이 그것이 선배 타자일 때는 마땅히 그래야한다는 것이다. 후배가 선배를 맞혀놓고 “왜? 그래서?”라고 손짓을 한다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승부는 승부고, 전쟁은 전쟁이지만 인플레이 상태가 아닐 때 예의를 갖출 건 갖출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 반면 SK 김성근 감독은 정반대다. 그라운드는 ‘전쟁터’인데 그것이 설령 선배일지라도 모자를 벗는 것은 ‘필요없는 예의’라는 태도다. 선수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지난해 시즌 때 SK 한 투수는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뒤 고개를 숙였다가 김 감독의 노여움을 사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 하루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은 지론을 되풀이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몇 번 투수들이 모자를 벗어 사과하는 모습을 봤는데 좋게 보이지 않는다. (몸에 맞는 볼은) 게임이 익사이팅하게 진행되다보면 나올 수 있는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 눈길을 끄는 건 사구를 던진 뒤 투수 태도에 대한 양 감독의 생각이 자신의 야구스타일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 메이저리그에서는 제 아무리 어린 투수라도 사구를 던진 뒤 고개를 숙이거나 그러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대부분 투수들이 모자를 벗거나 미안한 손짓을 한다. 데이터에 기초한 전형적인 일본식 스몰볼을 추구하는 SK 김 감독이 사구에 관한한 ‘미국식’이고 번트보다는 강공을 선호하는 미국식 빅볼을 구사하는 두산 김 감독이 ‘일본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문학|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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