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대쓰요] IF,‘오재원한손캐치’했더라면

입력 2008-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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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땅볼처리실책,실점빌미…두산부족한왼쪽불펜아쉬워
SK는 2차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었지만 2차전을 잡으면서 최소한의 목표는 이뤘다. 1차전 종료 후 예상했듯이 SK 타선은 확실히 타격감을 찾은 듯 했다. 3차전에서 더 좋아질지 모른다. 두산으로선 선발 김선우가 호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수들이 도와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그것이 승부에 상당한 변수가 됐다. SK의 김재현 타순 배치는 결과적으로 성공했지만 두산은 3루 쪽에서 4개의 에러가 나오면서 결국 수비에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 선두타자 싸움이 엇비슷했다면 선두타자 싸움에서 두산 이종욱이 SK 정근우와 대등했더라면 게임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정근우는 선두타자로 나선 네타석에서 상대 에러 등을 틈타 모두 출루했지만 이종욱은 세 번 모두 출루에 실패했다. 이종욱이 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그가 빼어난 성적을 거뒀음을 떠올리면 두산으로선 아쉬운 성적이었다. ○ 김선우가 투스트라이크 이후 제구가 잘 됐다면 두산 선발 김선우는 1회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낸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제구가 되지 않으며 곤란함을 겪었다. 2사 2루에서 박재홍에게 맞은 내야안타, 곧이어 이진영에게 허용한 중전 적시타 역시 투스트라이크 이후 가운데로 볼이 몰리면서 맞았다. 화끈한 승부 스타일은 좋으나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 무빙동작이 없는 박재홍 SK 우익수 박재홍은 잇달아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SK의 다른 외야수 김강민, 박재상과 달리 그는 투수가 볼을 던질 때 무빙 동작이 없었다. 두산 외야수 세명 모두 움직임이 없었던데 반해 SK는 박재홍을 제외한 두명이 무빙 동작을 하는 것으로 보면 평소 코칭스태프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무빙 동작 없이도 리듬을 탈 수 있지만 이론상으로 내야수는 물론 외야수도 준비 동작으로 양발을 움직이는 등의 사전 동작이 더 좋은데 움직임이 없었다. ○ 오재원이 한손 캐치를 했더라면 1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두산 오재원은 4회 김동주의 난조로 3루수로 위치를 갑자기 바꾼 뒤 5회 선두타자 정근우의 땅볼을 처리하다 에러를 범했다. 최근 1루 수비에 많이 나선 오재원은 1루수 마냥 타구를 두손으로 캐치하려 했지만 이 타구는 특성상 한 손으로 캐치를 해야 옳았다. 2-2 동점 상황에서 흐름이 좌우된 결정적인 에러였다. ○ 두산 왼쪽 투수가 풍부했더라면 양팀 모두 불펜진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두산은 SK에 비해 왼손 구원 투수가 부족하다. 7회 두산이 김재현에게 쐐기 2점포를 맞았는데 금민철이나 원용묵, 두 투수가 힘이 있더라면 임태훈이 아닌 다른 투수가 나섰을 수도 있다. 이혜천을 내세울 수 없었던 건 팀이 리드 당하고 있고 3차전 선발을 염두에 둔 때문으로 보인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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