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하승진‘자유투굴욕’?장신센터의숙명!

입력 2008-1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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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에서 공격형 장신 센터가 자유투까지 좋다면? 거의 우승을 보장할 수 있다. 원래 농구 속설에 ‘가드는 게임을 이기고, 센터는 챔피언십을 이긴다’고 했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장신 센터에게는 높은 자유투 성공률을 주지 않았다. 마치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에게 조물주가 제구력까지 주지 않았듯이. 최근 국내 프로농구에서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전주 KCC 센터 하승진(221cm)의 낮은 자유투 성공률이 승부처에서 발목을 잡는다고 한다. 어쩌면 당연하다. 하승진 같은 공격형 장신 센터의 자유투 성공률은 50% 안팎이 지극히 정상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핵-어-색(Hack-a-Shaq)’은 이제 수비의 기본 전술로 굳어졌다. 핵-어-색은 댈러스 매버릭스의 돈 넬슨 전 감독이 자유투가 약한 ‘공룡 센터’ 샤킬 오닐(현 피닉스 선스)에게 집중적으로 거는 파울작전에서 비롯됐다. 오닐의 자유투는 보는 사람들이 안타까울 정도로 림을 벗어난다. 그동안 자유투로 정평이 나있는 ‘기술자’들이 오닐에게 한수 지도를 했지만 큰 효험은 없었다. LA 레이커스가 NBA에 정상에 오른 2002-2003시즌에 기록한 62.2%가 오닐의 가장 높은 자유투 성공률이다. 전문가들은 오닐의 손이 너무 커 구조적으로 자유투를 잘 던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닐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51.1%로 반타작을 간신히 넘는다. 야투 성공률은 58%에 이른다. 그러나 오닐만 자유투가 나쁜 게 아니다. 현재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수비형 센터 벤 월러스의 자유투는 오닐 저리가라다. ‘핵-어-색’을 빗댄 ‘홱-어-월러스(Whack-a-Wallace)’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야투 성공률이 47%인데 비해 자유투 성공률은 고작 41.7%에 불과하다. 수비형 센터여서 오닐보다 덜 주목을 받을 뿐이다. 현역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고 있는 드와이트 하워드(올랜도 매직)도 자유투 성공률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오닐이나 월러스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지만 상대도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파울로 올랜도의 공격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하워드의 자유투 성공률은 통산 60%다. NBA 역대 최고의 공격형 센터였고, 한 경기에 100득점을 올린 전설적인 인물 월트 챔벌레인(216cm)도 자유투는 수준 이하였다. 골밑에서 가공할 득점력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 챔벌레인의 자유투 성공률은 51%로 오닐보다도 저조했다. 야투 성공률은 54%였다. NBA와 같은 장기레이스에서 자유투 성공률이 75%에 이르면 매우 뛰어난 슈터다. 80%를 웃돌면 슈퍼스타 플레이어가 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미스터 펀더멘털’ 팀 던컨이 자유투(성공률 68%)마저 좋았다면 코비 브라이언트(83.8%)를 능가하는 NBA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을 수 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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