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때떠난다”…아듀!무시나

입력 2008-1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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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첫20승달성두달만에은퇴
20승 투수가 이듬해 은퇴를 선언한다면? 사실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0승의 의미는 실로 크다. 20승은 정상의 기량, 그리고 운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승수다. 뉴욕 양키스 우완 마이크 무시나는 올 정규시즌 최종전인 9월 29일(한국시간)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20승을 장식했다. 시속 150km의 빠른 볼과 너클볼로 전성기를 구가했을 때인 20대와 30대 초반에도 달성하지 못한 상징의 승수를 40세인 올해 작성한 것이다. 그리고 2개월이 채 안된 20일 은퇴를 선언했다. 아직 무시나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언론은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명문 스탠포드 대학 출신으로 명석한 두뇌회전과 과묵한 언행을 종합했을 때 무시나를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반만에 경제학 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한 그는 메이저리그 18년 통산 270승153패, 방어율 3.68, 승률 0.638의 기록을 남겼다. 40세가 넘은 베테랑들이 구질구질하게 선수생활을 연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승수나 홈런 등 이정표 기록을 만들고 싶어서다. 돈은 전성기 때 크게 벌어 탕진을 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안 된다. 내년이면 46세가 되는 랜디 존슨이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하고 2009시즌에도 활동하려고 하는 이유는 300승 도전이다. 현재 통산 295승을 작성했다. 그렉 매덕스(42)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했으면 좋을 법했지만 올해 선수 생활을 연장하며 8승을 추가해 통산 355승을 만들었다. 슈퍼스타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은퇴하기란 쉽지 않다. 본인의 의지도 그렇지만 팬들이나 주변에서 부추긴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은퇴를 번복한 슈퍼스타들을 모아도 부문별 올스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권투의 무하마드 알리를 비롯해 에번더 홀리필드,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아이스하키의 마리오 르뮤, 사이클의 랜스 암스트롱, 눈물까지 흘리며 팬들과 작별인사를 했던 풋볼의 브렛 파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로저 클레멘스도 은퇴를 번복했다. 무시나처럼 20승을 거뒀을 때는 더욱 힘들다. 메이저리그 사상 20승 이상을 거두고 곧바로 은퇴한 투수는 무시나를 포함해 총 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헨리 슈미트(22승), 에디 시코테(21승), 레프티 윌리엄스(22승)는 메이저리그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1920년 전의 일이다. 가장 최근이 1967년 ‘황금의 왼팔’로 통했던 LA 다저스의 샌디 쿠팩스였다. 이 해 27승9패, 방어율 1.73에 통산 3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한 뒤 12월 돌연 은퇴해버렸다. 하지만 쿠팩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터라 무시나와는 또 다르다. 무시나는 1991년 데뷔 첫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두자리 승수를 작성했다. 타자친화구장 볼티모어 캠든야드에서 통산 147승을 거뒀고, 양키스에서 8년 동안 123승을 기록했다. 다만, 아쉽게도 월드시리즈 정상과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무시나의 명예의 전당행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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