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 홍성쥐를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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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의 별명은 ‘쥐’다. “얼굴이 쥐처럼 생긴 건가?”하고 물으니 홍성지가 시익 웃는다. 그게 아니라 이름 때문이란다. 동료 기사들이 홍성지의 이름을 부를 때 혀를 잔뜩 굴리다 보니 ‘홍성지→홍성쥐’가 되어 버렸다는 얘기이다. 사람들 참, 싱겁기는. 홍성지는 김원도장 출신 남자 프로기사들 중 최초의 메이저기전 타이틀홀더이다. 김원도장은 자고로 여자기사의 ‘전당’으로 소문이 났던 곳이다. 한 마디로 우먼파워가 드세다. 조혜연, 한해원, 김효정, 이민진, 이다혜 등이 모두 김원도장 출신들. 실력으로, 방송으로 전방에서 맹활약 중인 여인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김원도장은 음기가 세다”라고 말해왔다. 반가운 것은 요즘 들어 남자기사들도 슬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성지가 그렇고 한상훈, 홍민표도 있다. 이름 중에 모두 ‘ㅎ’자가 들어간다는 점도 재미있다. <실전> 백1의 치중이 날카로워 보이지만 거의 패착이다. 홍성지는 이 수에 대해 단호한 판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두어야 했다는 것인가. “<해설1> 백1로 그냥 잇고 흑2에는 백3으로 단수치면 돼요.” 간단하다. 이세돌이 왜 이 수를 보지 못했을까? 흑이 <실전> 2로 끊으면서 바둑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실전> 백5도 실수죠. <해설2> 백1로 밀었어야 했어요.” 이렇게 되면 흑은 두 가지 변수를 안게 된다. 그 중 하나가 흑2로 딴전을 피우는 것. 백7까지 백이 나쁠 이유가 없다. <실전> 흑12까지 되어서는 흑이 완연히 좋은 바둑이다. “축하 인사 많이 받았나?”라고 물으니 “밥값 대느라 거의 뼈만 남게 생겼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도어 벨이 울리더니 주문한 피자가 왔다. 잠시 휴식. 모두들 테이블에 둘러앉아 피자를 먹었다. 먹는 동안은 바둑 얘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