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성남이명문구단이될수없는이유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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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선수단과 막대한 몸값. K리그 통산 7회 우승의 업적을 세운 성남 일화의 외형이다. 하지만 겉모습만 그럴싸할 뿐, 실상은 그렇지 않다. 창단 20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클럽하우스조차 없는 게 ‘명문’을 자처하는 성남이 처한 현실이다. 성적은 내지만 명문구단이 될 수 없는 성남의 현실을 짚어본다. ○기본 인프라부터 갖춰야 이미 정상적인 형태와 거리가 멀다. ‘숙소, 연습구장 등 기본 인프라부터 갖추라’는 똑같은 얘기가 창단 이후 반복되고 있다. 요즘 성남은 홈구장 탄천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체육회관 2개 층을 숙소로 쓴다. 2인 1실 좁은 방에서 4년째 선수들이 생활하고 있다. 연습구장도 없어 종합운동장과 탄천운동장을 번갈아 사용한다. 일반인이 운동장을 대여하는 데 1회 사용 2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성남은 시의 협조로 20만원을 낸다. 그러나 이마저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구단 관계자들은 “운동장을 빌리는 게 경기보다 더 어렵다“고 푸념한다. 2군의 사정은 더 심하다. 잔디가 아닌 풍생고 모래 운동장에서 연습한다. 성남은 2∼3년 전부터 분당 율동공원 부지에 경기장(돔) 및 클럽하우스 설립을 계획했다. 시에서도 허가가 났지만 예산 등 내부적인 문제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것이 성남의 현실이다. ○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할 때 그간 성남은 ‘완성된’ 선수를 필요할 때 영입해 성적 내는 데 급급했다. 풀뿌리 축구는 생각조차 못하다 유소년 클럽을 작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성남은 전체 예산의 80% 가량을 선수단 운영비로 사용한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이동국과 아르체 등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들을 대거 사들였으나 그들의 실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정규시즌 3위로 마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선수 영입 주체가 감독이 아니라는 점이다. 7월 이동국을 영입할 때 김학범 감독이 반대했음에도 구단은 이를 강행했다. 시즌 말미에 불거진 ‘최성국의 상무 입대’도 실력이 부족한 아르체에 주전 자리를 내준 최성국이 입은 마음의 상처에서 비롯됐다. 성남은 시즌이 끝난 뒤 연봉 및 수당 삭감과 함께 선수진의 물갈이, 코칭스태프의 변화를 예고했으나 벤치가 아닌 윗선이 좌지우지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어떠한 명장이 오더라도 적응할 수 없다. 사무국의 개혁과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시즌 중 꾸준히 흘러나오는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도 경계할 부분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선수들이 팀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반증이다. 성남에서 뛴 모 선수는 “그곳은 돈을 많이 주는 구단일 뿐 내 팀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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