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WBC애국전사에‘FA당근’을…

입력 2008-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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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끌 코칭스태프가 최종 발표됐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부터 대표팀 감독과 코치 인선 문제로 진통을 거듭하던 야구계가 일단 갈등과 반목의 상처를 어느 정도 봉합한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대표팀 선수 선발을 놓고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선발될 만한 특급선수 몇몇은 벌써부터 “감독들도 모두 대표팀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선수들이라고 나가고 싶겠느냐”고 말해 대표팀 승선을 거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요즘은 무장적 선수들에게 애국심이라는 명분으로만 대표팀 합류를 밀어붙일 수도 없는 시대다. 이제는 대표팀 구성에 관한 세세한 원칙과 함께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에 따른 현실적인 혜택이나 보상규정도 마련해야할 때다. 포상금은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들에게는 실질적인 당근책이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부상이나 컨디션 조절 실패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개인적으로 포상금 이상의 금전적인 손실도 감수하는 선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1회 WBC에서는 4강진출시 병역혜택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이마저도 없다. 국가의 당근책은 없지만 KBO와 구단차원에서 마련해줄 현실적인 당근책은 찾아보면 있다. 일례로 ‘FA 등록일수 혜택’을 줄 수도 있다.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선수에게는 한 시즌, 그것이 어렵다면 2분의 1시즌을 보상하면 된다. 선수들로서는 FA 자격요건을 앞당길 수 있어 충분한 당근책이 될 수 있다. 물론 선수의 FA 자격을 앞당기면 구단으로서는 지출규묘가 커질 수밖에 없어 거부감을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혜택을 받는 선수는 사실 그리 많지는 않다. 프로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라고 해봐야 이젠 앞으로 4년에 한번씩 열리는 WBC와 아시안게임 정도밖에 없다. 그것도 어렵다면 WBC 4강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일정한 성적조건을 충족할 때 혜택을 줄 수도 있다. 초특급 선수들은 기량이 출중하다는 이유만으로 국제대회 때마다 불려나간다. 선수들에게 애국심만 강조하며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구단들도 대승적인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 야구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야구의 인기가 상승한다면 그 혜택은 다시 야구로 돌아온다. 김인식 감독은 모두가 거부하는 대표팀 감독직을 어렵게 수락했다. 프로야구 8개구단은 앞으로 대표팀 구성과 관련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젠 그 협조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표팀 최종엔트리 구성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제1회 WBC 때 김동주가 다치면서 뒤늦게 보상규정을 마련하느라 법석을 떨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자.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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