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대…스포츠스타도‘블랙파워’

입력 2009-0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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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미국 건국 244년,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44년 만의 흑인 대통령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3년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명연설을 한 뒤 46년 만에 그 꿈을 실현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대다수의 많은 흑인들은 “내가 살고 있는 동안 흑인 대통령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고 했다. 세계적인 골퍼 타이거 우즈도 그렇게 말했다. 흑인들은 오바마 대통령 탄생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동안 이등시민으로 대접받았던 울분을 오바마 대통령이 보상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노예로 신대륙을 밟은 흑인들은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1960년대 들어서야 민권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흑인들은 당시 “우리도 사람이다”라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민권운동가 킹 목사, 진보적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법을 집행한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 린든 존슨 대통령 등이 인권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흑인사회는 변하기 시작했다. 1936년 나치 치하의 베를린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히틀러의 자존심을 뭉갠 제시 오웬스를 국민적 영웅으로 인정한 대통령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였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후임 해리 트루먼은 그들의 재임기간 동안 오웬스를 만나지도 않았다. 올림픽 이후 19년이 지나 1955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오웬스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스포츠 대사’로 칭하면서 올림픽 업적을 크게 평가받았다. 이날 미 의사당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수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는 1960년대 흑인들의 아이콘이었던 헤비급 복서 무하마드 알리(67)도 있었다. 파킨슨씨병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알리는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을 축하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는 올랜도 매직의 드와이트 하워드는 훈련도 취소하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캐시어스 클레이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해 무하마드 알리가 된 그는 미국의 거대한 힘에 저항했던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월남전 당시 군 징집을 거부해 타이틀도 박탈당했던 알리의 행동은 현재 새롭게 평가 받고 있다. 1960·1970년대 흑인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선수가 바로 알리다. 알리 시대 이전에는 조 루이스가 흑인들의 탈출구 역할을 해줬다. ‘갈색 폭격기’로 통했던 루이스는 통산 25차례 타이틀을 방어한 역대 최고의 헤비급 복서 가운데 한명이다. 그러나 오늘날 흑인들이 스포츠 전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은 1947년 최초로 메이저리그 색깔의 벽을 허문 재키 로빈슨이다. 스포츠를 통해 흑인의 우수성을 알린 오웬스, 루이스, 로빈슨, 알리, 아서 애쉬(테니스), 빌 러셀(농구) 등이 있었기에 오바마 대통령 탄생도 가능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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