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패자부활전’실업야구여부활하라

입력 2009-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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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실업야구연맹’을 결성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의원 총회의 승인이 남았지만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한국야구계에서 가장 말 못할 고민은 실업야구의 부재였다. 초·중고·대학·실업으로 이어져야할 ‘먹이사슬’ 구조에서 실업야구의 부재는 근본적으로 아마야구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었다. 프로진입에 실패한 선수들에게 계속적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실업팀의 존재는 일자리 창출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실업야구의 존재는, 실패해도 한번 더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패자부활전의 성격과 더불어, 어린선수들에게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실업야구연맹의 재창설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향후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실업야구의 미래를 위해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는 ‘오픈등록제’의 도입이다. 프로야구가 리그의 수익을 위해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통용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실업야구 마저 폐쇄적인 구조로 운영된다면 리그의 발전은 요원하다. 독립리그가 아닌 협회산하의 ‘연맹’으로 둔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팀이라면 사회인과 직장 팀에 관계없이 모든 팀을 받아들여야 한다. 연맹이 정착할 때까지는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로 운영해야 한다. 둘째는 선수의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 즉 프로출신을 차별할 필요가 없다. 프로에서 방출된 젊은 선수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현재로서는 실업리그에 참여할 팀들이 선수연봉까지 주면서 팀을 운영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기본경비를 보조하는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 여건이라도 야구만 계속할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할 선수들이 널려있는 것이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셋째는 권역별 실업리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대한야구협회 산하에 지역협회가 있기 때문에 ‘실업연맹’만큼은 지역협회가 ‘지역실업리그’를 주관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현재의 사회인 1부 팀들을 원한다면 실업야구팀으로 전환시켜 지역에서 경기를 갖게 해야 한다. 그것만이 연간운영비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리그를 주말경기 위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전업 ‘실업팀’이 아직은 요원한 것이 야구계 현실이다. 실업리그에 뛸 선수들의 개인적 상황이 너무나 제 각각이기 때문에 1주일 내내 야구에만 매달리기는 어렵다. 최소한의 경기력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기 수는 연간 40게임 정도다. 부족한 경기 수는 실업연맹이 주관하는 단일대회의 창설과 연말 전국 토너먼트대회를 통해 보충하면 된다. 아무리 허접한 리그라도 현재 한국야구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실업야구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실업연맹의 설립은 좌고우면의 대상이 아니다. 그냥 항해를 시작하고 볼 일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요기 베라의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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