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도‘청소년유해매체판정’…‘벼락맞은것처럼’

입력 2009-0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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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수록곡‘입술을주고’등세곡‘청소년유해매체판정’
비 동방신기 박진영에 이어 이번에는 백지영(사진)의 7집 ‘센서빌리티’가 청소년 유해 매체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 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는 3일 백지영의 7집 수록곡 중 ‘입술을 주고’ ‘이리와’ ‘밤새도록’ 등 세 곡을 선정적 표현과 불건전 교제 조장 우려가 있다며 유해 매체로 선정했다. 또한 가수 데프콘의 ‘염문설’ ‘소멸’ 등은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유해 매체 판정을 받았다. 최근 청보위의 잇따른 유해매체 판정에 대해 업계는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누리꾼들 역시 “이미 유통된 음반과 음원에 유해 매체 딱지를 붙이는 건 뒤늦은 대처”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청소년매체환경과 김도연 서기관은 “선정성에 대해 기준이 애매해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걸 안다”며 “그러나 청보위에는 유해 매체 선정 기준이 청소년보호법으로 명확히 제시돼 있다. 심의 절차도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청보위에 따르면 유해 매체 선정은 11명의 심의위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노랫말과 제작사로부터 받은 노랫말에 대한 사전 의견서를 음반심의위원회와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전달, 두 차례에 걸쳐 심의를 거친다. 김 서기관은 “아무래도 사람이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관적이 견해가 들어갈 수도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단어가 아닌 전체적인 노랫말의 맥락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객관성을 띄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해 판정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는 “음반심의위원회가 격주로 열리고 청소년보호위원회가 한 달에 1번 열리기 때문에 최종 판정까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며 “뒤늦은 경우가 많지만 작사가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작사를 하라는 기준을 제시한다는 목적도 있어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나치게 잦은 음반의 유해 매체 판정에 대해 음악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원칙적으로 욕설이나 과격한 노랫말은 유해물로 분류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선정성의 판정에 (청보위가)지나치게 예민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방신기의 ‘미로틱’이나 비의 ‘레이니즘’을 듣고 청소년들이 불순한 마음을 먹지는 않는다고 본다”며 “청소년도 1970년대와 수준이 달라졌다. 시대 변화에 탄력적으로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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