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중계권료집안싸움에폭등

입력 2009-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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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중계권료 15년새 60배이상 폭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중계권을 놓고 국내 케이블 방송사간의 과다경쟁으로 심각한 외화낭비가 예상되고 있다. 13일 J골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LPGA 투어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계약을 앞두고 J골프가 이전보다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제시하는 등 외화낭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현재 LPGA 투어 중계권을 갖고 있는 SBS가 올해 지급한 중계권료는 225만 달러다. J골프는 중계권료를 400만 달러로 인상하고, 추가로 총상금 170만 달러 규모의 투어 대회 1개를 주최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에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1개 대회에서 연간 100만 달러 안팎의 대회지원금까지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연간 7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거액을 배팅한 셈이다. 달러 인상폭 등을 감안하면 4배 이상 폭등한 금액이다. J골프의 중계권 인상 제시에 SBS도 뒤늦게 400만 달러로 인상안을 수정 제시했지만 중계권은 J골프에게 넘어갔다. LPGA 투어는 올해 3개 대회가 줄어들면서 경제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년에도 현재보다 5∼7개 대회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대회 유치 및 수익 창출에 고심하던 LPGA의 고민을 국내 방송사들이 알아서 해결해주는 꼴이 됐다. 국내 방송사의 해외 스포츠 중계권 과다 경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메이저리그의 중계권료는 1997년 연간 30만 달러(당시 KBS 보유)에서 1998년 i-TV가 연간 1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이어 2001년에는 MBC가 연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폭등했다. 2005년에는 엑스포츠가 연간 1200만 달러에 계약해 8년 만에 무려 40배가 상승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K-1의 중계권도 방송사간 과다 경쟁으로 4년 새 103배가 증가했다. 2003년 연간 1억 원(KBS SKY)이던 중계권료는 2004년 연간 2억4000만원(MBC ESPN)으로 상승했고, 3년 뒤인 2007년에는 연간 103억원(CJ미디어)으로 껑충 뛰었다. 국내 방송사간의 중계권 경쟁으로 외국의 해당 협회의 배만 불리는 꼴을 자초해왔다. LPGA 투어 중계권은 1994년 SBS가 연간 6만 달러의 싼값을 주고 확보했으나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국내에서 LPGA 투어 인기가 높아지면서 계속 상승해왔다. ○시청료·제품가 인상 등 시청자 피해 불보듯 중계권료가 인상되면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전가된다. 시청료는 물론 광고료 인상 등이 불 보듯 뻔하다. 광고료가 인상되면 해당 기업은 수익 창출을 위해 제품 가격 등을 인상하게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가 입게 된다. SBS미디어넷 홍성완 사장은 “방송 광고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환율마저 크게 올라 중계권료를 내려 달라고 할 판이었는데 J골프가 턱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통에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국내의 매니지먼트사 한 관계자는 “국내의 실정으로 볼 때 LPGA 투어의 중계권만 갖고 있어도 사실상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후발주자 J골프가 SBS골프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과도한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PGA의 중계권 계약과 관련해 미국 언론에서는 캐롤린 비벤스 LPGA 투어 커미셔너가 눈앞의 이익만 신경 쓰면서 기업간의 신뢰 관계를 너무 경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의 골프전문주간지 골프월드의 론 시락 기자는 “SBS는 14년 동안 LPGA 투어 대회를 한국에서 중계방송을 해왔고 5년 동안 SBS오픈을 개최하는 등 LPGA투어의 든든한 후원자였는데 비벤스 커미셔너가 헌신짝처럼 팽개쳤다. 이런 행태가 장기적으로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락은 비벤스 커미셔너가 21년 동안 숍라이트클래식을 후원해온 숍라이트 대신 부동산 기업 긴그룹을 영입했지만 긴그룹은 2년 만에 파산해 더 이상 대회를 열수 없게 된 사실을 사례로 들며 “과연 옳은 선택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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