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야구는공공의적?…다른팀들이본SK

입력 2009-04-25 00: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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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빈볼
23일 롯데-SK전에서 발생한 벤치 클리어링과 관련, SK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도 상대를 봐주지 않는 비정함, 사소한 일에도 ‘사과’보다는 ‘논리’를 앞세우는 면들이 SK가 ‘공공의 적’이 돼 버린 이유로 꼽힌다.
문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왜 SK하고만 하면 이러냐?” 24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사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절규’했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SK가 사직 원정에 오기 전에 홈팬들에게 ‘진정하라’고 공문을 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롯데와 SK의 악연은 유래가 있다. 과거 호세-신승현 사태부터 시작해 2007년엔 수차례 벤치 클리어링을 연출했다. 사직구장에서 SK 팬들이 맞는 사건도 있었다. 이밖에도 SK는 김성근 감독 취임 이래 지난 2년간 두산, KIA, LG, 삼성과 이런저런 마찰을 빚었다. 한화와 히어로즈도 행동에 옮기지 않았을 뿐이지 발끈한 적이 있었다. SK 야구에 충돌을 유발하는 필연적 인자가 있는 것일까? 단지 우연의 연속일까? 아니면 1위여서 당하는 억울한 질시일까? ○SK는 한국인의 정서를 모른다? 왜 SK가 욕을 먹는지는 롯데의 반응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롯데 사람들의 기류는 단언컨대 조성환의 부상에 있지 않다. 채병용의 정중한 사과와 SK의 성의있는 후속조치에 오히려 고마움마저 비친다. 피해자 조성환조차 오히려 채병용을 걱정해줬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박재홍에 대해선 용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진심어린 사과에 앞서 “욕은 하지 않았다”, “오해다”란 식으로 나오는데 롯데는 분개하고 있다. 이 차이에 포인트가 있다. 분쟁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로 갈리는 법인데 SK는 가해자가 되고도 자꾸 ‘정당방위’를 부각하는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지만 눈 딱 감고 깨끗이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쉽게 풀릴 사안도 SK는 논리와 시시비비를 따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SK는 피해자가 되는 경우엔 가차 없이 몰아 부친다. 여기다 SK는 늘 강자의 포지셔닝을 점하고 있다. ‘약자를 동정하는’ 한국인의 온정주의도 SK를 ‘비정한’ 팀처럼 비치게 만든다. ○SK는 상대를 배려할지 모른다? 모 투수의 회고다. “언젠가 우리 팀이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SK 2루주자가 주루 중 수비를 방해하려고 시야를 가리더라. 이미 우리 팀은 백기를 든 상태였는데 말이다.” SK는 논란의 주초 롯데 3연전에선 13-1로 앞서는데 9회 투수를 교체하기도 했다. 타자나 주루 플레이 역시 ‘자비’가 없다. 그러나 과연 SK 야구에 배려가 없는지에 관해선 논란거리다. 야구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되는 승부론은 차치하고, 어쩌면 최선을 다 쏟아붓지 않는 야구야말로 상대를 업신여기는 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K 야구가 얄미우면 깨서 극복해야지 ‘인정이 없다’고 뒷공론을 일삼는 태도야말로 약자의 푸념일 수 있어서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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