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서효석의건강365]생활양식의병‘신종플루’

입력 2009-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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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신종 플루를 지켜보며

지금은 ‘개콘’류의 프로가 사람들을 웃겨서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지만, 옛날에는 코미디 프로 하면 대표적인 것이 ‘웃으면 복이 와요’였다.

그 프로에서 한 대감 집 아들의 이름을 ‘오래 살라’고 길게 지었는데 그 긴 이름을 4분의 3박자로 유창하게 불러서 사람들을 웃겼던 적이 있다.

아들이 4대 독자라 그렇게 한 것인데 그 풀 네임을 소개하면,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캉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였다.

아들이 물에 빠진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알리러 온 하인과 주인 대감이 번갈아 가며 긴 이름을 부르느라 정신이 없는 것이었는데, 코믹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둘이 불러대던 그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오래 살라고 지은 긴 이름 때문에 정작 당사자는 매번 죽을 고비를 맞이하지만, 어쨌거나 이름 속에 등장하는 거북이, 두루미, 동방삭, 무두셀라 등은 장수의 표본으로 여겼던 것들이다.

특히 삼천갑자 동방삭은 중국 전한(前漢) 무제(武帝) 때의 사람으로 전해져 내려오는데, 1 갑자가 60년이니 3천갑자면 18만년을 살았다는 이야기다.

서왕모(西王母)라는 선녀의 불사약인 복숭아를 따먹고 그렇게 오래 살았다는 이야기인데, 동양에서는 장수(長壽)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삼천갑자 동방삭처럼 무병장수하기를 바라는 인간의 욕망은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된 것이다.

죽음과 통증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하게 만들었다.

오랜 세월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몸이 어떤 증상을 보일 때 어떤 처방을 해야 하는지,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지난 한 세기 동안 현대의학은 인간을 죽음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절대적인 수호신이 되었다. 덕분에 인류의 평균 수명은 두 배로 늘어났으며, 영아 사망률도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나 그 어떤 병도 낱낱이 해부해서 그 실체를 파악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현대 의학도, 작게는 만성 두통에서부터 크게는 암, 사스, 에이즈, 최근의 신종 플루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원인이나 해결책이 없는 질병의 출현으로 인해 만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의학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도 질병과의 전쟁은 아직 힘겹고 먼 길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현대인의 생활수준과 건강상태가 과거보다 향상되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모든 질병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천연두와 페스트가 지상에서 영원히 퇴치되었지만 그 보다 더 파급력도 세고 복잡한 형태의 질병이 등장해서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다. 신종 플루도 아직 WHO에서 ‘대유행’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세계인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 이런 질병들이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힐까? 문제는 인간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생활양식의 변화 때문이다.

특히 20세기에 새로 대두되고 있는 질병 중에는 그 원인이 바이러스의 감염이 아닌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것도 여럿 있는데 이런 병은 생활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치료가 어렵다는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편강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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