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뭘했나”“병역혜택어쩌나”

입력 2009-08-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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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올림픽서또제외…현장반응
“슬프고 불행한 일이다. 안타깝다.”

야구가 2016년 하계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접한 야구계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자긍심이 한껏 고무됐으나 2012년에 이어 2016년에도 올림픽 무대에서 야구가 설 자리를 잃자 유감을 넘어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야구 발전과 세계화에 저해

SK 김성근 감독은 “신문을 보고 알게됐다”고 운을 뗀 뒤 “슬픈 일이고 충격적이다”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의 발전과 위상 제고 측면에서 큰 손실이다. 국제교류가 많아져야 한국야구의 질적 수준도 향상되는데 그런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감독들은 김 감독과 마찬가지로 한결같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국위선양 기회가 사라진 것 아니냐”고 말했고,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4년 주기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야구가 빠져 서운하다.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선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인데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야구 인기와 저변확대에 장애, 병역혜택 기회도 축소

무엇보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야구의 인기와 야구의 저변확대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른 좋은 성적으로 프로야구는 물론 유소년야구까지 붐이 일고 있는데 향후 이런 열기가 식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지휘한 두산 김경문 감독은 “여성팬이 늘어난 것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였다. 올림픽은 야구 저변 확대와 관중몰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걱정했다.

야구인들은 무엇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혜택 기회가 축소된 현실을 아쉬워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올림픽은 세계적으로 보는 대회이기 때문에 올림픽 정식종목이면 지자체들이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 일차적으로 선수들 병역부터 문제다”고 소견을 밝혔다. 베이징올림픽과 제2회 WBC에서 맹활약한 SK 정근우는 “병역혜택의 기회도 이젠 아시안게임 금메달뿐이지 않은가”라며 후배들을 걱정했다.

○메이저리그측의 무성의 성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가 왜 올림픽에서 제외됐는지를 면밀히 검토해보고 대책도 세워나가야한다”고 지적했고, 삼성 선동열 감독은 “메이저리그가 WBC 만든 것은 좋지만 올림픽에 역행하는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김시진 감독은 “축구는 월드컵 등 국제대회가 많은데 야구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가대항전을 벌일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서 WBC처럼 야구인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솔직히 야구는 세계적인 스포츠는 아니다. 앞으로 올림픽에 재진입하려면 남아공 등 야구를 하고 싶지만 발전이 안 된 나라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면서 “메이저리그는 미국 30개 도시의 경제 상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여름에 중단하고 올림픽을 하는 것은 경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거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내다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메이저리그가 세계야구 전체에 대해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18-19일 베이징에서 한·중·일·대만이 참여하는 아시아 4개국 야구기구 회의가 있는데 2020년 이후에라도 채택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야구협회 이상현 사무국장은 “메이저리그도 세계야구의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될 사안이다. 관건은 역시 메이저리그를 어떤 식으로 참여시키느냐다”고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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