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한국형뮤지컬’청이야기에귀기울여볼까

입력 2009-10-13 14:26:52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청이야기.

굳이 눈 뜨지 않아도 좋다.
굳이 인당수에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
참고 견디고 껴안고 살자.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

서울예술단(이사장 김거태)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 ‘심청전’을 뮤지컬로 재해석한 ‘청 이야기’를 11월 14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정통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에게 ‘청 이야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실험이 될지 모른다. 뮤지컬의 ‘에피소드-노래’ 구조와 비슷한 ‘아니라-창’ 형식의 한국형 뮤지컬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관객과의 대화를 전제로, 가수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처럼 스토리를 전하고, 배우는 노래에 맞춰 이야기 속의 인물을 연기한다.

배우들이 공연 2시간 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모두가 무대 위에서 극을 지켜보고, 노래하고, 연기를 펼친다.

청이야기.


‘청 이야기’는 대사가 없이 노래가 중심이 도는 ‘송-스루(Song Trough)’ 형식으로 총 41곡의 음악이 등장한다. 동양과 서양의 선율을 적절히 조합해 전체적으로 글로벌한 느낌이 든다. 양악과 국악이 혼성된 12인조 밴드의 라이브 무대 역시 반짝반짝 빛난다.

천연색이 아닌 수묵화 톤의 무대 환경도 단단한 볼거리. 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질 때, 바다의 일렁임 대신 먹이 튀는 그림을 사용했다.

흥미로운 점은 ‘청 이야기’가 온전히 ‘심청전’의 스토리 라인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청은 인당수에 빠진 후 왕자 희원과 함께 입궁해 조정의 쿠데타를 진압하는 등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인물로 재탄생한다. ‘국모 등극’이라는 해피엔딩을 앞두고 스스로 평범한 삶을 선택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은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청’ 역은 ‘바람의 나라’에서 ‘연’을 맡아 부드러움과 청순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김혜원이 맡았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여성관객층을 몰고 다니는 서울예술단의 신예 장현덕, 임병근이 왕자 ‘희원’이다.

뮤지컬 ‘쓰릴 미’, ‘파이브코스러브’로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 이종석, ‘사랑은 비를 타고’, ‘쇼 코메디’, ‘심청’, ‘대박’, ‘정글북’ 등의 뮤지컬과 ‘세월이 가면’, ‘사랑은 유리 같은 것’ 등 가요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최귀섭이 참여했다.

11월14일¤22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문의 02-501-7888
2만원¤10만원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