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박지성 중앙MF 이동”…왜?

입력 2009-1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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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시프트가 통할까?’ 18일(한국시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둔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이 김정우와 기성용의 중원공백을 메울 방법의 하나로 박지성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시프트를 제시했다. 스포츠동아DB

태극전사, 세르비아전 중원실험
허정무 감독이 1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다양한 중원조합 시험을 밝혔다. 허 감독은 16일 오전 영국에 도착해 “이번 경기는 김정우와 기성용을 30분 정도 뒷받침할 조커요원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지성을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기성용과 김치우(이상 FC서울), 김정우와 정성룡(이상 성남), 곽태휘(전남) 등 5명은 덴마크전을 마친 뒤 소속 팀의 K리그 6강 PO 출전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갔다.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기성용과 김정우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지성 시프트’ 가동

대표팀이 즐겨 쓰고 있는 현재의 4-4-2 전술을 중심으로 봤을 때 기성용과 김정우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는 김남일과 조원희가 꼽힌다. 그러나 둘 다 몸싸움에 능하고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에는 익숙하지만 중원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이른바 ‘박지성 시프트’다. 박지성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주는 것. 이 경우에는 염기훈은 물론 그동안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했던 설기현도 측면자원으로 활용해 기량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김두현 변수

그러나 ‘박지성 시프트’가 마냥 정답은 아니다.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핵심 능력으로 꼽히는 볼 키핑과 판단력은 우수하지만 창조적인 패스에 약점을 보이는 것이 사실. 허 감독이 박지성을 줄곧 측면 자원으로 활용하다가 중앙 미드필더의 공백이나 교체 등 돌발 변수가 있을 때만 ‘박지성 시프트’를 가동해온 것도 같은 이유다. 박지성의 장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이 측면이라는 방증이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김두현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김두현은 15일 덴마크 전에서 후반 40분 이청용과 교체 투입돼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다. 허 감독은 “후반 막판 잠깐 뛴 거라 포지션에 큰 의미는 없다. 측면에서 뛰었지만 중앙으로 많이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김두현은 중앙에 잘 맞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이 아직 풀타임을 소화하기는 무리라 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일단 크다. 그러나 김두현이 기성용과 김정우를 대체할 만한 공수능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에 따라 측면 박지성, 중앙 김두현-김남일 혹은 조원희 조합이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런던(영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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