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9’ 기자에세이] 나만 못 떴다고요 ?

입력 2009-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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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못 다 쓴 이야기 ⑥
아직은 ‘맨 땅에 헤딩’하며 ‘특종’을 찾아 헤매는 신참 연예부 기자입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라고 말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아는 스타들 보다는 이제 막 연예계에 입성한 신예들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그들을 인터뷰 할 때 좀 더 정성을 들여 쓰게 되고 새로운 작품을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소속사 식구처럼 기뻐하곤 합니다. 왠지 모르게 나도 그들과 함께 ‘이 바닥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3월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장자연 씨의 비보를 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 뒤에 남겨진 무성한 소문과 연예계의 추태에 대해 손가락질 했습니다. 저 역시도 ‘이 바닥 참 너무 하구나’라는 생각으로 회의감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 아픈 죽음과 함께 뇌리를 스쳐간 건 지금껏 인터뷰를 했던 여러 신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자연 사건이 조금 잠잠해질 때 쯤 본인이나 혹은 매니저를 통해 저와 인연을 맺은 신인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다행히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들은 새로운 작품과 자신에게 맞는 배역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만난 여러 신인들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까 두려워요. 다음 작품이 잡히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리고, 밤에 잠도 안와요”라고 연예계의 새내기들이 겪는 가슴앓이를 토로하곤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과 끼를 주체 못해 나서기 보다는 그저 ‘벼락스타’가 되고 싶어 입문한 몇몇의 모습을 볼 때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기도 했습니다.

신인들이여, 여러분들이 롤 모델로 삼는 장동건, 이병헌, 이영애 등도 무명 시절이 짧지 않았음을 잊고 있지는 않는지요. 그리고 ‘나만 못 떴어’라며 자책할 시간에 좀 더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며 언젠가 웃을 날을 스스로 준비하는 건 어떨는지요. 내년에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많은 신인들의 연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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